손위 처남과 바로 아래 동서부부와 함께,......
*도착한 날,.
간혹 밀려드는 파도를 품에 안은 겨울 바다는 또 다른 정취를 느끼게 하였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미 표현한 겨울 바다에 관하여는 특별히 기술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은,
겨울 바다가 갖고 있는 차거운 넓음과 더러워져 있는 나의 몸을
'확' 씻어 내어야 한다는 자괴감 때문인지도,......................
'여기 횟집에서도 1년에 한 번 가져보기 힘들다'는 '돌 준치' 회는 쫄깃쫄깃하고
특이한 나름대로의 맛을 느끼게 하였지요.
*편안한 휴식을 가진후 둘째 날-정월 초하룻날,,
제2 오색 약수터의 시원하고 비릿한 내음을 머금은 약수는
미끄러운 등산길을 오르기전에의, 오물로 차여져 있는것 같은 마음 속을
씻어내리는 정심(靜心)의 액체였고요.
한걸음 한걸음 내디딘 눈길위엔 원래의 발자국은 없고,
등산화 밑을 가로지른 아이젠(Eizen) 자국만이 뽀드득 뽀드득 소리와 함께
짧은 여운을 남기곤 하였지요.
높지도, 과히 힘들지도 않은 용소폭포를 갖고 있는 설악산의 한 줄기 산을 오르고 있노라니,
벌써 하산하는 등산객들이 드문드문 있습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며, 덕스러운 인사를 주고 받는 그들과 나의 모습은
먼지 투성이로 찌들어져있는 도회지 사람은 아닌것 같았답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 인사하면서, 좋은 마음, 좋은 얼굴들이,.....
고개들어 앞을 바라보니 흔들림없이 서있는 겨울 나무들은
때묻지 않은 하이얀 눈들로 병풍을 만들어 놓은 산들에
나름대로 여러 모양들을 그려 놓은 것 같고요.
이런 모습은 이곳 설악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월 초하루의 산행은, 보는 것 마다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새로운 1년에의 吉運을 祈願하는 것인가 봅니다.
70 여일 만에 다시 찾은 그린피야드 오색약수탕에,
젖은 몸과 마음을 푹 담고 있기를 두 시간,...............
별도로 갖고 간 내의로 속옷을 갈아입고 숙소인 썬라이즈 빌에서,
기분 좋은 저녁과 함께,
이제 막 시작한 북한과 일본의 월드컵 전초전,.......
그리고, 나와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기쁨을 안겨준, 이동국과 이영표의 골! 골!..............
을유년 새해 첫날을 기분 좋게 시작함에 감사하면서,
내일은 새벽에 출발하여 귀경객 틈에 끼지 않도록 하자고 다짐하곤
깊은 잠에 젖어들기로 하였습니다.
*다시 원래로 돌아온 날,.
새벽 6시15분에 양양 정암리를 출발한 일행이 서울 개포동에 도착한 것이 8시 45분!
그 먼 길을 2시간 30분 만에도 올 수 있음을 증명이라도 한 것일까...?
GPS덕에 과속 카메라에 안 걸리는게, 또 다른 과속을 부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2박3일의 여정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또렷히,........
산행 중에, 동서가 한 말이 떠 오릅니다.
"지난 주에 쓰나미 해일로 피해입은 동남아를 다녀 왔습니다. 선교후원 차원으로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도 갔었는데,......그곳에 가서 크게 느낀게 있습니다.
그 심한 해일에도 끄떡없이 버티고 있는 게 있었는데,.... 바로 야자수 였습니다.
야자수에 매달렸던 사람들은 100% 살았답니다.
야자수는 위로 솟은 만큼 아래로 뿌리가 박혀있고,
거의 90도 까지 휘어지지만 부러지지 않는 답니다.
그래서 거기에 매달렸던 사람들은 다 살았다는군요."...............................................
..........................................................................................................................
또 한번,.....
꽤나 큰 眞理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말이었습니다.
{뿌리를 깊게 내려라!
강한척 뻗대지 말고,
휘어질 줄 아는 삶을 가져라!}
*그렇습니다.
휘어져야 겠습니다. 이제는,........
그리고,
더, 더... 깊숙히 삶의 뿌리를 갖추어야 겠습니다.
'나'는 없애야 겠습니다.
'우리'가 많이 있어야 겠습니다.
*느낌이,.... 그리고,
깨달음이 실행되는 시간들 외엔 다른 것은 없어야 겠습니다.
==좋은세상이 가진 좋은 시간속의 결론입니다.==
200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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