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의 모습

지난 날의 이야기 - 둘.- 04.7.11

촹식 2005. 2. 17. 21:01

지난 날의 이야기 - 둘.

 

서울, 용산 쪽에서 남산을 쳐다보면 산 등성이 왼쪽에,

맨 위가 둥그스런 돔(Dome)으로 되어있는 19층 건물이 서있습니다.

 

지금은 남산 도서관이고, 그 옆에 남산 식물원이 있지요.

 

그 건물 바로 왼켠에는 조그마한 건물이 있는데,

 

당초 그 19층 건물은

제 3 공화국 시절 -영부인 육영수 여사의 독려에 의하여  어린이 회관 목적으로 건립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 바로 왼켠의 작은 건물은 당시 어린이들을 위한 천체과학관으로 건립된 것이고,...

 

그러니까 그 작은 건물 - 어린이 천체 과학관에 들어가면, 12개의 F.R.P.조각으로 맞추어진 Dome으로 된 천정이 하늘 배경을 만들어 주고. 그 하늘 배경에 아래에서 슬라이드를 비추어 하늘에 펼쳐져있는 별들의 모양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있습니다(지금은 어떠한 용도인지 모르지만,...)

 

지금 이야기 하려는 Main-19 층 건물은 위에서 이야기 하였듯이 당초에는 어린이 회관으로, 대림건설에서 시공 건립한 건물이며, 맨 위층 - 19층 윗부분은 천천히 돌아가도록(Turnning)) 건축되어진 것이지요.

 

그 맨 위의 지붕은 우리가 쳐다보아 알 수있듯, 하얗고 둥그런 Dome형으로 되어 있는데,

당초에는, 그 Dome의 이름을 'Rader Dome'이라고 불리워 졌지요.(실무자들 한테,..)

왜냐하면, 그 안에 대형 Rader를 설치하여, 유사시 서울 방위의 일부를 감당케 한 때문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지금은 아니지만,..)

 

그 Rader Dome의 지름은 14.7 M 이고, 그  Dome의 재질은 '지난 날의 이야기 - 하나' 에서 언급하였던 F.R.P.라는 재질로 되어 있고, 전체가 62 개의 조각으로 구성 건립된 것입니다.

 

지름이 14.7 M이니, 그  Dome의 높이는 바로 알 수 있는, 7.35 M 가 되지요.

 

옆의 작은 건물의 12 조각 짜리 Dome은 일본에 발주하여 수입 조립한 것이고,

 

Main-19 층 건물의 Dome은 제가 근무했던 '남방진흥공사 - F.R.P. 사업본부'에서 제작 시공한 것이랍니다.

 

일본에서 제작 한 것은 비가 오는 날이면 약간의 누수 현상이 있어 한참 동안 하자 보수 공사가 있었는데, 바로 제가 설계한 14.7 M 짜리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완벽한 것이었습니다.

 

일본에서 제작한 것은 그 규모가 우리 것에 비해 반(半)도 안되는 아주 소규모의 것이었는데도, 누수 현상이 있고,

우리 것은 아주 커다란 대형 공사였는데도 아무런 하자가 없는 완벽한 것이어서,

당시 일본에 비해 F.R.P. 후진국인 우리의 자존심은 그야말로 기고만장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가 1970년 여름이었기 때문에 저는 아직 대학 갓 졸업한 새내기였고, 또한 일의 성패와 관계없이 저돌적인 노력이 한 참 무르익어 갈 때 였습니다.

 

F.R.P.라는 재질은, 지금은 많은 사람들 한테 보편적인 재료가 되어있고, 그 시공 또한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닌 걸로 되어있지만,

당시에는 특별한 지식을 갖추고, 조심스레 시공해야하는 특수한 일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일본에서 제작 수입하기도 하고, 시공방법에 대한 여러가지 기술 자료들이 수집 되던 때 였었지요.

 

 

 

 

 

 

 

    

여기에서 잠깐 저의 뇌리에서 거의 잊혀져 가고 있는, F.R.P.완제품의 성형을 훓어보면,

 

먼저 표면에 Gelcoat라 불리는 안료를 가미한 Resin을 도포하고,

Fiber - glass의 짜임형 별로 명칭이 주어져 있는.

Cloth MatRoving을 설계 기준에 맞추어 적절히 겹쳐가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강도는 꽤나 강 하여서 17 mm 두께의 F.R.P.성형층은 100 M 거리에서 'M-1소총'이 뚫지 못하는 육군본부의 실험까지 거친 재료였습니다. 

 

또한 그 재료는 수축의 비율이 예민하기 때문에 성형물의 크기나 구조에 따라 별도의 Margin을 두어야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따르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남산 어린이 회관을 건축 시공한 대림건설에는 F.R.P.설계나  F.R.P.시공 부서가 없었기에, 제가 근무하는 남방진흥공사에서 설계 시공을 하게되었고,

 

우리는 수주한 14.7 M 짜리 Dome을 기본설계와 생산설계를 병행하면서 제작 하여야 했습니다.

당시에 그런 예민한 재료의 선구자였던 '남방진흥공사-F.R.P. 사업본부'는,

저의 대학 6년 선배가 설계과장이고, 4 년 선배가 기획과장, 2 년 선배와 또 다른 엔지니어들이 Idea를 창출하고, 기술 자료들을 검토하는 부서였습니다.

 

그 부서에서 저는 제일 아랫 사람이고, 신입사원이며, 1년차 엔지니어 였지요.

 

문제는, 이 대형 건축물을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제작하며, 어떤 방식으로 운반, 조립하는것이 효율적일까를 연구하여야 했는데.

그 과정의 첫번 당면 문제는, 지름14.7 M, 높이 7.35 M를 어떻게 구분하여 제작하느냐였지요,...

당시, 설계과장이나 다른 엔지니어들의 고민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저는 제일 아랫사람이니 별 책임도 없고,..해서 그 고민에 직접 참여하고 있진 않았지만

잠깐 곁눈질 해보니, 그런 것이 었습니다.

그래 과장님한테, '그거 제가 해결할까요?'하고 제안 아닌 제안을 하였더니.

'Mr.최가 할래?' 그러시는 겁니다.

나는 별 어려움없이 그 문제를 그야말로 순식간에 해결하였었지요.

 

알고 보면  속칭 '콜럼버스 달걀' 인 것이지요.

과장이나 다른 엔지니어들이  M(미터). Cm(센티메터),...등으로 고민할 때,

저는 지름이 14.7 M 인 원(圓) 을 켄트지-전지에  50분의 1로 축소햐여 그리고.

360 도로 되어있는 원을 18도씩 20등분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되니. 평면도로 보았을 때 20개의 조각이 나는 것이었지요.

(즉, 다른 분들이 길이(M) 개념으로 설계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저는 각도(Degree) 개념으로 쉽게 처리한 것이었지요)

그리고, 높이는 직각 90도를 4등분을 하여,

맨위는 지붕 개념의 뚜껑으로 1 조각, 나머지 3 등분 된 것은 각각 20 조각씩 나오게 하였지요.

그리고 맨 아랫칸에 비상 출입문을 설치,...........

이렇게 해서 전부 62 조각으로 설계를 하였습니다.

 

'콜럼버스 달걀'같은 기발한 Idea로 순식간에 우리나라 최초의 F.R.P. Rader Dome은 그렇게 해서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일본에서 만들어 온 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완벽한 건축이 된 것이었지요.

설계시에 수축률 3 % 를 적용하는 기술적인 Idea는 저의 예지(?)였다고 표현 할 수 밖에요.

 

서울의 남산을 보게 되었을 때, 하얗고 둥그런 Dome이 눈에 들어 오시면,

'아,...저건 그 친구의 Idea가 돋보인 거구나.....'하며, 한 번 생각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읽으시느라 수고 하셨네요......

 

두번째 이야기는 오늘 여기에서  맺습니다.

 

다음 세 번째 이야기는 곧 올려 놓을 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