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6/14 ~ 6/17 - 4 일간의 일기

촹식 2012. 6. 18. 17:18

6/14 ;

 

날씨가 너무 덥고, 비가 안 와서 걱정이다.

나는 다행스러운 게, 뒤뜰에 우물이 있어 우선은 그걸로 농작물에 물을 주곤 있지만.

계속, 매일 주다 보니 우물물도 말라가는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좋을 것 같은데,.....

 

우리집 뒤뜰의 우물                             뒤에 보이는 놈이 '금동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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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

 

오후 2시경 바로 아랫동서와 막내 처제 부부가 왔다.

오랜만이었다.

며칠 전 미국 유학 중인 둘째의 Law School 졸업식에 참석하고 귀국한지 며칠 안됐지만

“한 번 다녀가라”는 나의 청에 피곤한 몸을 무릅쓰고, 마침 몇 달 만에 다시 오려는 막내 처제 부부와 함께 온 것이다.

막내 동서는 오자마자 “형남! 오이가 달렸다면요?” 하면서 제법 늘어져 있는 오이를 덥썩 따서먹는다. ㅎㅎㅎ

나의 농사 첫 작품인 채소 등 농산물을 보면서, 두 동서는 연신,..“참, 형님 대단하시네요.“를 연발하는 게 듣기에 기분 좋았다.

 

각종 채소들을 일일이 설명해 주고, 몇 달 동안 힘들였던 과정을 짤막하게 이야기 하며 2 시간여를 보낸 후,

마눌님과 처제는 밭에서 채소를 거두기로 하고 남자 셋은 임진각으로 향하였다.

 

넓게 펼쳐져 있는 평화 누리  공원을 걸으며, 또 전쟁의 상흔을 흠뻑 무친 채 녹 쓸어 있는 철마를 세세히 보며, ..그리고 전망대에서 북녘을 바라 보다 돌아 왔다.

 

            

 

 

오는 길에 연락이 된 퇴근길의 딸과 금촌역에서 합류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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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집에서 나의 [마눌님 표 뼈장국]으로 석식을 하려 하였으나. 바로 아래 동서의 권에 못 이겨,

외식을 하기로 하였다.

그 동안 준비한 음식과 뼈장국, 그리고 채취한 나의 농작물들은 잘 포장하여 차에 실어 주곤,

함께 탄현의 ‘프로방스 마을’에서 옛날 시골 밥상의 한정식으로, 맛나고 화기애애한 석식을 즐길 수 있었다.

참 언제 만나도 분위기 좋은 동서들이다 보니,...석식 분위기 또한 ‘권커니 먹거니’ 하는 일이 즐거울 수밖에..

마눌님 또한 기분이 up되어, 흔히 이야기 하는 엔돌핀 상승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대개의 경우이겠지만, 마눌님들, 언제나 자기 형제끼리는 엄청 좋으니까..

오늘은 피로가 하나도 없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잠시 근심 걱정을 잊었던 시간이었다.

그게 감사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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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6 ;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더니,...”.

                                                                               -데살로니가 후서 3:10-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열심히 일했다. ㅎㅎ

 

 

 

            (New)
                                 붉은 옥수수 (5/23)
 애호박 (4/26)
꽈리고추(5/30)
당초고추(5/29)
찰 옥수수 (4/16) 토마토(4/26)

   감        자

 

                              감        자

 
         
           고추 (4/26)
청양고추   5/3
밤고구마(5/9)          대파 (5/18) 고추 황금 고구마 (4/27)
가지(4/26)
     부추(5/18)     고채 (3/27)
오이고추(6/10)           밤 고구마 (5/9)
겨자
(4/26)
    상추
    (4/26)
     들깨(5/22) 신선초
(4/9)
      서리태(6/7,9)
             밤고구마(5/11)
방울토마토
(5/16)
비타민채(4/9)
청치커리(4/9) 레드치커리     
(4/9)
    아욱 (4/9)
 
 방울
  토마토(5/16)
         밤 고구마 (5/11)
       상추(3/28)      쑥갓 (3/28)
정문
봉선화(4/14)
  꽈리 고추 (6/2)     비트(3/4)
코스모스(4/14)       꽃밭
       노각 오이 (6/5)        붉은옥수수(5/23)
        오이 (5/10)          단호박(5/10)

                           ===  나의 재배 현황 (파종/모종 한 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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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

 

앞집의 살구나무가 제법 풍성하게 열렸다. 세 식구 함께 교회에 다녀 온 후,

분당에 살고 있는 60대의 앞집 아들과 한 참 대화를 갖고 한 움큼 쥐어 주는 ‘살구’를 고맙게 갖고 왔다.

시큼털털한 게 제법 맛 나는 완전 무공해 과일이다. 맛있게 먹었다.

 

나의 밭에서는, 그제 처제가 와서 많이 갖고 갔지만, 오늘도 여전히 풍성한 채소가 ‘나 좀 빨리 따 가라!’고

부르고 있는 것 같다.

오이는 이젠 우리 가족 먹기에 적당하게 잘 열려지고 있고,.......... 오이가 달콤한 것을 느끼고 있다.

가지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애호박도 슬슬 커가고 있고, 아마 주말엔 몇 개를 수확하리라,...ㅎㅎ

 

토마토는 많이 달렸는데, 제대로 발갛게 익으려면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날씨가 너무 가물어 주위의 밭농사들은 걱정들을 하는데,

나는 뒤곁의 우물물로 매일 물을 주니, 채소들이 푸르르고 싱싱하다,

아마 이 우물도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마를 것 같기도 하다. 그땐 또 다른 방법이 있으려니,...

대개 할머니들뿐인 이웃집들이 부러워한다. 왕초보가 짓는 밭농사가 지금까진 잘 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보고는,...ㅎㅎ

 

  

     고추                                            엄지 아삭이 고추                                토마토

 

   

옥수수                                                  가지                                                오이

  

 쑥갓                                              꽃망울 진 봉선화                              애호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