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 ; 간호사 혼 내준 날
아침 6시40분에 출발하였던 오늘의 일정, 귀가 시간이 정확히 저녁7시 40분이었다.
오늘의 진료는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채혈을 하고 예정된 10시10분, 의사와의 면담도 순조로웠고,
다만, 상세한 이야기는 말고라도 어느정도의 궁금한 것을 이야기해 주면 좋으련만,
이 의사, 말하는게 그냥 대충이다.
"오늘은 수치가 참 좋네요, 간 수치도 아주 좋고, ...음,,,오늘 약물 치료 하시고, 6월1일에 다시 오시는데.
그때는 제가 세미나에 가기에 다른 분이 보실 건데,..뭐 그냥 약물 치료 하시면 될것 같네요."
---이상이 17일 만에 만난 의사의 소견이다.
"예,..그런데, 약물 치료 받고나면 너무 심하게 구토증을 일으키는데.....이 약들 먹으면 되나요?"
나는 미리 갖고간 약 봉지를 내밀며 물어 보았다.
의사의 대답은 간단하다.
"예. 그거 드시고, 좀 힘드셔도 견디셔야 해요."
...................................
10시 40분 부터 약물 치료실에서 투약 하기 시작하였다.
오늘도 접수실 아가씨에게 부탁하여 4인실 끝자리로 배당 받아..........
그런데, 한 15 분 정도 지나갈 무렵, 옆자리에 거의 나와 같은 또래 되어 보이는 남자가 부인과 함께 들어와 앉더니.
수다 떨기 시작하는데..와~~이건 완전히 또랑인거라..
나는 옆 커튼을 확 잡아 치면서, "디게 시그럽네...." 하였더니 잠시 조용,.
그러나.그것도 진짜 잠시 뿐,...이 강아지 같은 환자(강아지=개새끼 ㅎㅎ)...계속 병 자랑, 치료 자랑에 과거의 자기 몸무게가 어떠니......
뜨그랄 인간 같으니,....멀쩡하게 생긴 인간이 위암 수술한지 3년 되었는데..재발하여 다시 치료 받는 거라면서..
묻지 않은 말까지,,,,(나 말고 건너 옆자리 환자에게.)....어찌나 시끄러운지,...
그러나 일단은 참는 수밖에,....
.........................................
오후 4시가 되어 마눌님 약물 투여가 다 끝났다. 지난 번과는 한가지 약의 량이 조금 적어졌다.
나는 메모를 하여 두고,....
이제 집에 가기 위해 마눌님이 침상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오늘 당번인 간호사가 요구하는게 있다.
"저기 문밖 왼쪽에 있는 혈압기에서 혈압 재시고 적어서 책상에 놓아 두고 가세요" 그런다.
하루 종일 옆의 위암 수다꾼에게 시달린 나는 드디어 폭발 하고 말았다.
"지금 뭐라고 했어. 거기 앞에 있는 혈압기는 뭐하는거야?.
왜, 그거 놔두고 환자보고 재어 오라는 거야?
간호사 할 일이 뭐야?
이봐, 지금 15번 째 주사 맞는 건데...이런 경운 처음이야.
여봐, 환자가 간호사 위해 있냐?
도대체가,... 자기가 뭣땜에 여기 있는지도 모르는거야?
간호사면 간호사 답게,..환자를 편하게 할 생각은 안하고,.. 뭐야,.. 명령이야?
이봐,, 여기 오는 환자들,..나름대로 인생 살았고,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다 당신들 보다 나은 사람들이야.
환자입장이라고 머리 숙여 보이니까, 보이는게 없냐? 환자 대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
나는 시원하게 쏘아 부쳤다.
간호사가 그제서야 잘 못을 알았는지.....얼굴이 벌게갛고 어쩔줄 모르고,.....
나는 거기에 대고 더...
"여봐, 지금 이 방도 그래,...어느 환자나 보호자가 시끄럽게하면, 옆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주의를 주던지,,
제대로 편안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거 아니야.
자기 안방도 아닌데,..자기 즐겁다고 옆의 다른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그냥 보고만 있고,..
자기 본분도 모르면서,...츠츠츠..
방벽에 '조용히!'라고 써서 붙쳐놓든지, 아님, 주의를 주든지.."
..................(물론,옆의 환자들도 다 듣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 불만 사항]에 접수 시켜 놓을 터니까...그리 알고나 있어.."
완전히 어리벙벙해진 간호사와 죽상이 되어버린 떠들던 수다꾼 위암 환자를 뒤로 하고 치료실을 나왔다.
그** 간호사의 고자세가 계속 수그러 들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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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영대상 1위'라는 현수막이 너풀거리는 세브란스 병원의 못된 간호사를 혼내 준 날 이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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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치료후 발생하는
심한 구토증 때문에 오늘은 바로 집으로 오지 않고,병원 로비에 앉아 몸을 추스려 오기로 하였다.
로비의 쇼파에 앉아 30 여 분 지났나.....아니나 다를까....드디어 마눌님의 약물 후유증인 구토가 시작되었다.
화장실에가서 구토를 하고 계속 구역질을 하다 녹초가 되어 나온다..정말 어떻게 할 수도 없고,,,그냥 스스로 이겨내고 자지러지기만 기다릴뿐,
여자 화장실이라 따라 갈 수도 없고,..이럴 때 딸아이가 있으면 좋겠는데....아직 퇴근 전이고...
두,세번 그러고 나서, .................다시 좀 쉬다 집으로 왔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그리고 집에 와서도 구토증은 심하게 요동치고,....
지난번에도 그런것 같이 오늘도 밤을 지나고나야 괜찮아질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게, 다른 사람들은,..(이야기 듣기론,.)삼일씩 죽었다 살아난다고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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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야..참 여자란게...
그렇게 심하게 구토를 연발하면서도, 오는 길가, 구파발, 벽제를 지나 문산 쪽 통일로 길가에 커다랗게 써놓은
마늘 직판장을 보더니 차를세워 달라고...
'마늘 장아찌용 두 다발, 말려서 이것저것에 쓸 마늘 세 다발,......
이렇게 살림살이 챙길 때는 멀쩡하다. ㅎㅎ..희한한건가?
오늘도 잘 지냈다.
나름대로 인내하면서, ...그러다 확~폭발하고,....
강아지 두 놈은 뭣도 모르고 식사(?) 내 놓으라고,....ㅎㅎㅎ
하여튼,...내일은 주말이다..밭일이나 하여야 겠다. 잘 지냈지만 무척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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