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3/14 ~ 3/16 - 둘레길, 그리고 강아지

촹식 2012. 3. 19. 18:57

3/14 ;

 

어제 진료 후의 후유증은 보이지 않는다.

무척 다행이다. '계속 이렇게라도,....'하는 생각도 든다.

조심스레히 하루를 지냈다.

세끼 식사를 전부 마눌님이 직접 다 차렸다. 예전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지금은 때가 때이니 만큼,..ㅎ

그리고 낮에는 평소 보다 많은 량의 낮잠을 잤다. 3주 만의 약물 투여, 그래서 약물과 암세포와의 싸움이 많이 힘든 모양이다.

그러나 여전히 잘 먹고, 잘 견디니 고마운 일이다.

저녁 식사는 야채와 고기를 넣은 비빔밥,- 6시 30분 경 우리 부부가 식사하고 나서, 한 그릇은 도시락으로 만들었다.

7시경에 금촌역에 도착하는 딸을 마중하여, 딸은 차 속에서......그 길로 바로 ‘녹주 맥반석 사우나’로 가야 했기에...

저녁 9시에 나오는 ‘녹주 맥반석 불가마'를 쐬고,,,.하루를 마감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립보서 4:6~7-]

 

오늘도 말씀 안에서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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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

 

오늘은 목요일, 홍천에 다녀와야 하는 딸을 배웅하고, 바로 ‘일산 하나로 클럽’으로 갔다.

.....마눌님용 야채를 사기위해...

집에서 4Km떨어진 곳엔 'E-마트'가 있지만, 신선한 야채를 싸게 살 수 있는 곳은

'하나로 클럽‘이 훨씬 좋기 때문에..12Km 떨어진 곳이지만 그곳으로 가곤 한다,

왕복 16 Km 차이, 기름 값이 약 \3,000- 더 든다고 계산 하였을 때,

‘일산 하나로 클럽’에 갔다 와도 기름 값은 충분히 뽑는다는 계산을 마눌님에게 설명한 후 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다녀온다. 오늘만 해도,,,,입구에 들어서니 놀라겠네,..

‘와!--’엄청 싸졌다. 웬일??...

지난주엔 모듬 쌈 100 g에 \1,280-이었는데...오늘은 \790-이다.

뭐야?.. FTA탓인가?... 아닌데,..이건 그 품목이 아닌데..?

아무려면 어떠냐? ㅎ ..

각종 신선한 야채를 2kg 정도 샀다.

이것저것 고르는 중에 광섭이의 전화- '점심 같이 하자'고,... ..

“12시 30분경이면 집에 갈 건데,,그 때 올래?” ..........그런 후 나머지 장을 더 보았다.

집에 와선 일주일간의 녹즙을 짜기 위해 각 채소를 종류 별로 분류하여 한 봉지씩 만들어 놓는다.

마눌님이 직접 잘 챙기는 일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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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섭이와 우리 부부가, 함께 동네 주변에서 중식을 한 후, 집 뒷산의 둘레 길을 돌았다.

마눌님은 또 낮잠,...<어린애들은 잠이 많다는데,....그렇게 된 건가?>

광섭이와 함께 1시간 30분 정도, 둘레 길을 돈 후 집 마당에 걸터 앉아,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지난 해 당한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광섭의 딸 '주영'이의 이야기,... 우리 집 텃밭의 작물 재배 할 방법의 코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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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섭이 간 후에도 마눌님은 계속 깊은 낮잠,..........난 너무 심심한데..딱히 할 일이 없다.

그냥 인터넷이나 뒤적거리고, TV도 소리 죽여 보아야 하고,..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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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가 좀 지나 깨어 난 마눌님,,,,‘잘 잤어?’ 하곤 나는 얼른 마담으로 나가 정리 정돈하는 척,...

참, 아까 광섭이가 한 말,....내가 ‘집 정리가 잘 안된다’고 하니...

“시골에선 시골 같이 살아야지...”하는 말이 생각난다.

‘맞아,. 잘 되지도 않는 정리 정돈을 할 게 아니고, 그냥 덤덤하게 시골 흉내 내면서,..’

이런 자위를 하며 다시 TV앞에 앉았다.

오늘은 광섭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외엔 평온한 하루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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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

 

왼쪽 4 번째 발가락이 서서히 곪나 보다.

그제부터 조금씩 아프던 게 오늘 아침엔 ‘쿡쿡’ 쑤신다.

병원을 가긴 가야 하는데....마눌님 대동해야 하는지?...이럴 때 좀 난감한 게..

혼자 두고 다니기가 좀,.그렇다.

딸 배웅하고, 어제 광섭이와 함께 다닌 뒷산 둘레 길을 아픈 발가락을 꾹 참고 마눌님을 위해 다시 한 번 돌았다.

그런 후 함께 병원엘 갔다.

....주사 한 대,  연고와 먹는 약 3가지,..3일 치..

두 번 먹었는데..벌써 다 나아버린 것 간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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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다녀오는 길에,,,의도적으로 강아지 파는 곳으로 차를 몰았다.

금촌은 1일과 6일,,,5일장이 선다. 장서는 날엔 갖가지 품목을 갖고 속칭 ‘장돌뱅이’들이 모이는

'시골장' 모습 그대로다.

강아지, 닭, 토끼. 염소...이런 동물부터,..... 먹을거리,,,등, 등..

계속 강아지 키우는 것을 반대해 온 마눌님에게 다시 한 번 사정을 했다.

그리고,.., “어제 광섭이가 그러는데. '강아지 한 두어 마리 키우지 그러냐? '그러는데...할 말 없더라. 마누라 핑계 되기도 그렇고..ㅎㅎ,...우리 저 강아지 보고 가자!”...이렇게 졸라(?)...팔순 노인이 펼쳐 놓은 강아지 틀,. 2 종류 10 여 마리 중에서 태어 난지 50 여일 되었다는 남매 두 마리를 골랐다.

\25,000- x 2 마리 = \50,000-

목 줄 두 개, 사료 한 봉지....도합 거금 \70,000-을 들여

한 쪽이 진돗개인 잡종 - 속칭 ‘똥개인 암, 수 두 마리를 Box에 넣어 차에 싣고 왔다.

나는 기분이 들떠 있는데.. 마눌님은 시쿤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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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을 준비하여 물을 주었다, 요놈들 엄청 목이 말랐었나 보다. 한참을 마시더니,

마당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다.

참 신기한 게, 주인님을 알아보는 것 같다. 계속 꼬리 치면서 졸졸 따라 다닌다. ㅎ

Box로 우선 잠자리를 만들고, 밥알 튀김과 사료를 주었다.

조그만 두 놈이 서로 장난도 치고,,.다투기도 하면서,

싫다던 마눌님,. 강아지 밥그릇이랑 물그릇,,,잠자리 등도 봐준다. 그럼 그렇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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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에 들어 간 마눌님을 잠시 잊고,  난, 강아지들과 앞마당을 뛰고 장난치고,..

이젠 좀 덜 심심해 질 것 같다. 일주일 후엔 주사 등 예방 치료도 해 주어야 겠다. 비록 ‘똥개’지만,..ㅎㅎ

 

   

 

저녁 때 집에 온 딸이 나보다 더 신나서 장난치려 한다.

“야!. 아직 어린애들이야. 잠 좀 자라고 놔둬,”

“아빠, 이 놈들 좀 때려줘도 돼?”

“안돼, 어린애들이란 말이야.”

......아마...?. 딸아이가 많은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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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 : 남 = 2 : 1에서 3 : 2 가 된 날이다.-- 퀴즈 같은 말이 아니고,

마눌님과 딸과 암 강아지 : 나와 숫 강아지의 숫자다.

이제 한 번 더 강아지 보고 자야겠다.

오늘도 가족들, 어머니, 다 잘 지내게 하여주신 것을 감사하며,..잠 들기 전 말씀 묵상을 한다,

친구들의 바램과 기도에 너무 많은 빚을 진다고,.. 그리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면서,...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시편 103:3-]

[who forgives all your sins and heals all your diseases,....-Psalms 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