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3/1 ~ 3/6 - 선교사님 만남, ..백혈구 수치 Down

촹식 2012. 3. 14. 15:29

 

3/1;

 

조반을 먹자마자 '녹주 맥반석 사우나'로 갔다.

마눌님, 내일 검사 받기 전 날, 몸을 추스리고 잠재되어 있는 원기를 불러일으키려고,..

11:00시에 나온 불가마를 10 분가량 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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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유기농 신선 야채를 챙기고,..

지극히 일상 적인 생활이었다.

3.1절의 의미까지도 잊고 지내야 하는 나!...‘그런거지 뭐,..’하면서 오늘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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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

 

두 번째 약물 치료 결과에 대한 검사 받는 날,

아침 7시 52분에 예약되어 있는 CT촬영을 위해 새벽에 출발 하여야 했다.

병원 도착한 시간이 7시 20분,

우선 채혈실, 그 다음은 방사선 촬영실,

간신히 ...52분 CT촬영 시간을 맞췄다.

모든 검사를 마치고, 조반까지 마친 시간이 9시 30분,

더 이상 오늘의 스케쥴은 없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자유로를 달려 집에 온 시간이 10시 30분,

한 잠 자고 나니, 오후 1시,..

평상의 일과,......ㅎ ㅎ...괜히 쓸데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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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헤어진 딸은 직장 일을 마치고 오후 7시 귀가,

오늘도 평상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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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방이동 전인기독학교 입학식에 다녀 온 딸과

저녁 5시에 약속된 이집트에서 잠시 오신 탁 선교사님 내외분을 만났다.

파주 - 프로방스 마을의 ‘옛날 시골 밥상’집.

2 시간여의 석식을 겸한 만남, 마눌님을 위한 간절한 기도와,

10여년-오랜 기간 동안의 일들과 각 가정사에 관한 이야기들,.

믿음의 가족들 간의 이야기는 어쩌면 고리타분한 이야기인지도,,ㅎㅎ

이야기 중에 선교사님의 딸이 호주에 있다고,...

오광언이에게 전화를 했다.

호주에 계시는 ‘진기현 목사님’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오광언이의 딸과 아들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 전화,..)

오광언이는 그 시간 경주에 있다고,..참 좋다.ㅎㅎ

'내일 알려 주겠다'고,..'그래,....기다릴께.좋은 시간 가져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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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님 내외분과의 만남을 마치고 집에 온 시간이 8시가 좀 지났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지난 해 11월,..급한 마음에 S.O.S.--기도 부탁 드렸더니,...

하여튼 무척 고마움을 느꼈다.

마눌님과 딸, 또한 기분이 Up되었고,.

정말 감사한 시간을 가졌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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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

 

아주 조용한 주일 이다.

예배 마치고 오면서 ‘오두산 막국수’로 점심을,..

오늘도 늦게 온 딸을 마중하고,..

이렇게 또 한주일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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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

 

파주, 문산 쪽으로 다녀 봤다.

집 주인의 하는 행동이 하도 불안해서 이사 갈 집이 있나? 알아보려고,..

참 실망이다. 지금 이집만한 집이 없다.

무엇보다 집 주변의 공기가 여기만한 곳이 없다.

오래 된 집이지만, 널찍하고, 완전 단독 가구이니,..

집 주인 후배 놈,..어찌,,잘 좀 구슬려 불안을 해소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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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또 새벽에 출발하여야 한다.

잘 치료 받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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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아침 일찍 출발했다. 6시 30분에,..통일로로 해서,

출근해야 하는 딸은 놔두고, 병원에 도착하여 채혈,..

그리고 2 시간여 기다려 진료를 받았다.

지난 금요일의 검사 결과에 대한 의사의 소견,.

“검사 결과는 그만 그만 한데,...오늘,..백혈구 수치가 많이 낮네요.

오늘은 항암 치료 안 되겠는데...수치 올리는 주사만 맞고,

다음 주에 다시 보도록 하지요,.”

...말인 즉, 검사 결과, 암의 상태는 늘지도 줄지도 않고 그냥인데.

항암 주사를 맞기 위한 백혈구 수치가 비정상이라는 말,.

그래서 지난번과 같이 '백혈구 수치 올리는 주사만 맞고,

집에 가셔서 고기 좀 많이 잡숫고 오라'고,..

오늘도 많은 실망이다.

마눌님은 무척 실망한 눈치다. ‘어쩌나?’....하는,,,,

 

나는, ‘걱정하지말자, 더 좋은 일이 있겠지.’

집에 가서 고기 좀 많이 먹고,..어쩌면 주사 맞나 안 맞나 똑 같은 거 같으니까..

아마,...음...더 좋은 일이 있을 거야.‘

이렇게 달래면서,..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말하면서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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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고기는 원래 즐기는 편이 아니라 많이 먹진 않지만, 그래도 요사이는 스스로 잘 챙겨 먹는 편이고,.고단백 음식을 먹으라니까...

야채즙은 아침과 저녁으로 부지런히 짜서 마시고 있고,

‘겨우살이’도 한 번 거르지 않고 잘 챙기고,..(이건 의사한테 이야기 안 한 것이고,..)

지금 이 상황에서 백혈구 수치가 낮다는 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영 판단이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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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5일 - 병명을 짚으며 최종 판단한 내용대로라면,

지금쯤은 바짝 야위어있고, 절망의 늪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 의사의 소견이었지만,

지금,,,그런 것은 일체 없다.,몸무게도 그대로고,.

약물 치료 시 당하는 고통도 일체 없고,

약물 치료 후 복용하라고 처방해 준 구토 방지제, 진통제, 설사약 등 몇 가지의 약 중,..어느 하나도 복용하지 않고 있고,....

약물 치료 후의 어떤 조그마한 증상도 엿 볼 수 없다,

약물 치료 시 옆 침대의 환자들을 보면서,...

“참 고맙다. 기도의 능이 이런 건가봐.”하기도 하고,.

“이거 괜히 맞는 거 아닌가?” 하기도 하였는데,...

 

암튼, 자주 피로해 하는 것 외엔 정상인과 조금도 다른 게 없다.

심리적으로 무척 피곤한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런데,..왜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는지????

답답하다.......나의 현실이 외롭거나, 지루하거나, ,.....뭐...짜증나거나..

그런 걸 다 덮어 두더라도 더 이상 의사의 처방이나 의견을 들을 수 없음이 진짜 답답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일주일 참고 기다려야 겠지.

마눌님 보다 내가 더 짜증난다. 머리가 자구 ‘꾹 꾹’ 쑤시기도 하고,..

아직 하고픈 일이 있는데,...참..

여하튼, '범사에 감사하라' 는 말씀을 상기하면서 오늘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