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1/23 - 설날, Provence

촹식 2012. 1. 25. 21:06

 

 

  

 

설날!,

딸과 마눌님이 챙겨 준 떡국(with 만두)과 빈대떡을, 어머니가 짜준 스웨터로 감싸서 최대한 보온해 갖고

어머니 계신 북한산 기슭의 평창동 요양원에 다녀 왔다.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일컫는 요양원!

집에선 돌 봐 드릴 수 없는 형편이기에 붙여진 이름이겠지만,.

아무리 시설이 괜찮고, 잘 돌봐 준다해도, 많이 미안하고 죄스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점심 전에 도착하였기에,

어머니께 직접 떠 드리고, ..이야기 하면서..

집에 있는 마눌님과 딸아이는 전화로 세배 올리도록 하고,....

....어머니가 맛 잇게 드시는 것을 보며  나는 스스로 작은 위안을 가졌다.

아마 요양원에 계신 노부모님을 찾아 온 첫 번째가 나 인것 같다.

다른 어르신들은 아직 아무도,...찾아 온 자식들이 없는 것 같고,..

선착순 어머니를 뵙고, 나오는 데 그 때서야 사람들이 오는 것을 알겠다.

그런 면에선 우리 어머니가 제일 좋은 분위기를 맞이 한 설날 아침이다...ㅎㅎㅎ(이게 바보 같은 나의 좀스런 생각이다.)

.

어머니 뵙고 집에 온 시간이 오후 1시가 좀 지난 시간.

마눌님은 또 낮잠,...

살며시 움직인다는게,...깨운 것 같다.

딸 아이와 상의하여 마눌님 모시고 밖으로 나가기로 한게.

파주시의 서쪽 끝 자락,..성동 IC - 탄현 면에 펼쳐저 있는 [Provence' 빛 축제장].

본래는 밤에 보아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가급적 피해야 하니,,,밤을 상상 하며 낮에 본, '빛 없는 빛의 축제'이다.ㅎㅎ

.

설날이지만 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제발 올 해는, 용산의 정기를 6년이나 받은 나의 삶이 웅비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가슴에 새기면서

프로방스-빛 축제장의 크지않은 둘레를 마눌님 대동하여 불러 보았다.

뭔가 마음 속에 아직도 비우지 못한 것들이 아쉬움을 안고 남아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제발!...비우는 삶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는데,...

그저 '감사하다!' 하는 마음으로, 감사한 생활의 연속이면 정말 좋겠는데...

설날!!! 특별함이 없이 지낸 설날!!!

임진년, 첫 째 날이다.

내일은 남동생들을 만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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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12.01.25. 20:02
형아...백발이 성성한 형의 모습이 나와도 같것만... 형은 왜 그리 마음고생이 많오? 3년전 가을 홀로된 우리 동기 고 이영창 동문을 내 곁에 있는 요양원에 두고 4개월여를 병수발 끝에 우리 부부가 새벽 3시 20분에 외로운 임종을 보아야만했던 운명의 순간...어쩌겠오...형의 말대로 용산의 정기로 이겨냅시다. 감수하고, 감사하고, 긍정적인 삶을 추구하다보면 좋은일만 생길것이오니 굳굳하게 나갑시다. 화이팅.
 
쟁이 12.01.25. 21:24
나는 불효자식 항식이는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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