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1/21 - 오늘의 이야기

촹식 2012. 1. 25. 21:04

 

한 열흘 전에 '옥션'을 통하여 새 그믈을 구입하였다.

집 앞 마당에 나가면 매일 '짹 짹'대는 챔새 떼가 있기에 '몇 마리 잡아 볼까?' 하여,.

헌데 이 놈들 어떻게 알았는지, 그믈을 준비는 하고, 아직 설치는 하지 않았는데도 영 안보인다.ㅎㅎㅎ

그 놈들 잡아서 털 베끼고, 깨끗히 씻어 참기름 바르고, 소금 약간 뿌려 구워 먹으면 맛도 맛이 려니와

요사히 막혀 있는 말문이 확 뚫릴것 같은데,...ㅎㅎㅎ

그렇다고 그믈 들고 산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그냥 좀 더 기다리고 있다.

 

50여년 전, 고교 졸업 후 1년 쯤-대학 1 학년 때,

그땐 오류동 방앗간 뒷 편에 살았었는데.

집 뒷뜰에 새 그믈을 쳐놓고 겨울 방학 때 몇 마리 잡아

홍근이와 광섭이, 세일 등과  맛나게 먹은 기억이 있는데.....ㅎㅎ

 

그런데, 며칠 전 새그믈 치려는걸 본  마눌님이 '왜, 살생하려고 하냐?'고 상을 찌푸린다.

난, '그럼 소고기, 돼지고기는 왜 먹냐?ㅎㅎㅎ'닭고기도,..ㅎㅎ

이러면서 또  며칠이 지났다.

.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지난 가을 추수 후 말라 있는 건너편 논두렁을 한 시간 가량 마눌님 호위(?)하며 걷고 왔다.

심호흡을 하면서, 밑도 끝도 없고, 별 주제도 없는 이야기를 섞어 가면서,........

어제도  한 시간 정도 걸었는데 무척 피곤 해 하고,...

그래,.. 어젠 낮잠을 푹 자고 일어 난 마눌님 모시고. 인삼 사우나에 가서 '녹주 맥반석 찜질'을 하고 왔다.

몸이 훨씬 가벼워 진 것 같다는 말에 '음, 이것 또한 좋은 효과가 있나보다'하며,....

.....오늘은 어제 보단 좀 짧게 걷고 왔다.

 

손가락이 약물 반응 때문이라는데 많이 꺼멓다.

인터넷을 뒤져 지식 in을 보니, 약물 반응이라고,..약물 치료가 끝나면 다시 제 자리로 돌아 온다고 한다,

아마 그 약이 무척 독한 모양이다. 하지만 빨리 정상인으로 돌아 오면 좋겠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정상이 될 터이니까.

자주 피곤 해 하는 모습은 아마 '나쁜 암 세포와 좋은 정상 세포간의 치열한 전투 때문'이려니,...하지만,

안쓰러운 건 ,..사실 숨길 수 없가 없다.

.

요사히 나는,

못된 성격(?) 탓이겠지만, 자꾸 뭔가 하고 싶고, 움직이고 싶고,...

마눌님 곁에 있어야 하는 것을 자꾸 잊으려 하고,...., 그냥 시간 가는게 좀 답답한 현상이다.

마눌님 곁에 있는 것으로는 이놈의 자만한 마음이 흡족하지 않은게...참 문제 있는 이 놈인가 보다.ㅎㅎㅎ

그렇다고 뭐, 당장 할 일도 없는 주제에..?!?!?!...이러면서 시간을 흘려 보내고 있다.

.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아침엔 집안의 부족한 부분을 손질하고, 마침 춥지 않은 날씨 이기에

창문을 열고 환기, 청소, 그리고 바람 막이 비닐들을  점검하곤 하였다.

.,......

지난 17일-마눌님의 중간 검사 결과에 대하여,

남궁 춘이와 김태영, 권사님으로 임명 되신 영석 처,

광섭이, 우남이, 금섭이, 조정이, 그리고 언제나 처럼,경수의 .....정말 고마운 염려와 격려,....

받기만 하고 있는 나는, 그들의 우정과 고마움에,...{정말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이렇게 밖에 표현 할 수가 없다.

.

올 해의 설날은 아무런 event없이 그냥 똑같은 일상의 생활이다.

엊그제 뵙고 온 어머니,...

요사히는 죄송스럽고, 미안하고, ..참...불효가 확연한데..어찌해야 할 지도,...참,,,,

도리어 위안을 받고 온 못난 자식,,,

..................

오늘은 감사하여야 할 일 보다는.

사실, 부족함이 더 많이 떠오르는 날이다.

하지만, 이마져도 감사하여야 겠지.

부족한 걸 깨우쳐 주니....ㅎㅎㅎ

.

설날을 앞에 둔 날,,

정말 많은 감사의 조건들을 다시 한 번 뒤적여 보고 있다.

친구들, 가족들, 어머니, 사는 동네. 맑은 공기.

마눌님 챙길 수 있는 나 자신의 건강과 여건들,......들,...들,...

 

쓰잘 데 없는 망상들을 지우고,

한껒 감사하는 삶의 시간으로 채워 가자!!!!....스스로 다짐해 본다.

그리고, 또 감사한다,.깨달음에,..하나님의 은혜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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