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1/10 - 중간 검사 받은 날

촹식 2012. 1. 25. 20:58

 

오늘은 치료는 없고, 그 동안의 치료 결과에 대한 ...말하자면 중간 검사를 하는 날이다.

CT촬영과 방사선 검사를,.............예약 시간은 오후 2시50분 이지만,

그 전에, 고혈압 등의 처방을 위하여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다니는 압구정동 '김동수 내과'엘 먼저 가야겠기에

아침 9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11시에 맞춘 진료이기에...

 

-9시40분경, 자유로 가는 길에 전화가 왔다. 또 이광홍이다.

'상해에 갔다 어제 밤에 왔는데 오늘 점심 시간 어떠냐?'고,..

이 친구 자기 편한대로, 자기 먹고 싶은 거 먹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친구,..ㅎㅎㅎ

'미안하다, 오늘도 안되겠는데....' ..오늘도 정중히 사양하고 압구정동-김동수 내과로,....

 

김동수 내과에도 미리 일러 두었기에. 의사가 큰 배려를 한다.

'남편분께 잘 들어 알고 있는데요. 꼭 이겨 내시리라 믿습니다.

식사 잘 하시고 편한 마음 가지시면 돼요. 제가 아는 분-외무부 차관하셨던 분은 위암 말기 셨는데

식사를 많이는 못 하시지만, 자주 하셔야 겠기에, 그것도 하루에 일곱(7)끼니 씩 하여야 겠기에,..개고기-보신탕을 액으로 만들어 갖고 다니시면서 하셨답니다. 결국 암을 이겨 내셨는데,..하여튼 식사 잘 하시도록 하세요. 꼭 이겨 내실 꺼예요.'

......................................................

진료 받으러 간건지? 위로 받으러 간건지?... 아무려면 어때?ㅎㅎ

처방전을 받아 약국을 거쳐 나왔는데. 세브란스 예약 시간까진 3시간의 여유가 있다.

딸에게 '우리 어디 갈까?......음..멀리는 못 가겠고, 세브란스 가까운 곳,..'선유도'에 들를까?!'

...이래서 추운 겨울 우리 온 가족은 한강 변-여의도 서쪽 나룻가의 '선유도'엘 갔다.

정오 시간이 채 되기 전,...

심한 찬 바람은 없지만 겨울의 한적한 놀이 공원은 입장객이 10 여명 뿐,..아주 조용하다.

 

 

  

 

  

 

  

 

  

 

  

 

  

 

  

 

  

폰 카메라로 여기저기 눌러 대면서, 서울 한 복판 보다는 약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시간 죽이기(?)를 마치고 병원에 도착하여

짜여진 스케쥴대로 - 방사선 촬영, CT촬영-을 모두 마치고. 병원을 나서 몇 년 전 광섭이와 함께 갔던 통일로 길가의

'가로수'란 보신탕 집엘 들렸다.

오전에 김동수 내과의가 들려 준 위암 말기 환자의 '보신탕 이야기'에 귀가 쫑긋 해진 세 식구의 뻔한 점심 겸 저녁 식사.

{CT촬영 4시간 전 부턴 금식이므로 온 식구가 덩달아 금식하였기에 오후 4시가 다 되어서도 점심을 못 챙겨 먹고 허기진 상태.ㅎㅎ}

전골 2 인분에 볶음밥 2인분, ...이렇게 세 식구가 잘 먹고, ...암튼 나는 마눌님 덕에 엄청,.. 몸 보신에 ,..ㅎㅎ잘 먹고 있다.ㅎ

광섭이 생각이 났지만 지금 시간에 괜히 불러 낼 수도 없고,,,오늘은 화요일이니까 등산 갔다 왔을 거고,...

......

집에 오는 길에 경수한테서 전화가 왔다.

'검사 결과 어떠니?'

'아니, 오늘은 검사를 위한 촬영만 하고, 결과는 다음 진료시,.그러니까 다음 주 화요일에나 알 수 있을 거야.'

고마운 말에 마음이 뭉클하였지만,....솔직히 친구들의 고마운 배려와 베풂을 난 갚을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친구들은 마냥 베풀어 준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

....

또 다른 전화가 왔다,

우남이가,.....'요사히는 어떠시냐?'고, ...참 많은 염려를 해 준다.

그런데. 이 친구,. 좀 있더니,ㅎㅎ나보고,...ㅎㅎㅎ '채팅 한 거 뒤져 보려는데 방법 좀 알려 달라'고,

자기 아들 채팅 내용 보려는 거..ㅎㅎ나쁜 애비 같으니라고..ㅎㅎ

                   세상에,... 다 큰 아들 몰래 감시하려고,..진짜 웃겨요.ㅎㅎ

'야, 너 니 아들한테 내가 가만 못 있지..ㅎㅎㅎ 쓸데 없는 짓 하지말고,..내가 왜 동조자가 되야 하니?ㅎㅎ'

...오늘도 이러이러 하면서,.... 마눌님과 나 만이 아는 비밀(?)을 간직한채 감사한 하루를 보냈다.

 

약물 치료의 후유증인가 손가락이 꺼멓게 변하여 있는게..아마 독한 약효 때문에 멜라닌 색소에 변화가 온 것 같다.

하지만, 유경험자들의 증언(?)은...'곧 원상 회복 된다'고,

가늘고 예뻤던 손가락 마디들이, 외면 하고 싶을 만큼 시커먼 것을 보며 '빨리 정상으로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늘도 간절히 기원한다.

 

저녁시간에 걸려 온 광섭이의 전화는 염려와 걱정 , 그리고 배려에,. ..오늘도 친구들의 전화에 마음이 무거워짐을  숨길 수 없다.

감사와 고마움이 짙어진 마음의 발로 이겠지...?!하면서,..

친구들의 바램 대로 빨리 ,..빨리,...장상적인 생활이 되었으면 좋겠다.

 

'회개'와 '뉘우침'이 다른 것은,

'회개'란, '다시는 뉘우침이 없는 깨달음의 실천'이라고 알고 있는데...

'회개'라는 단어 마져도 사용하지 않는 시간들로 채워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도 감사하며 달린 길이 150 Km나 된다.....그게 문제는 아니지만,.....

내일은 또 오는 것이고,...................

오늘도 감사한 시간이 많았기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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