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12/1 ~ 12/5 - 확정,치료 그리고 퇴원

촹식 2012. 1. 1. 16:31

12/1 - 국립 암센타/신촌 세브란스/강남 세브란스

 

어제,11월30일,

아침 부터 내리는 비... 우울함을 일깨워 주는 양,..부슬부슬,..

주어 진 일들이 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니까...

 

아침, 10시경 약국하는 누이 동생이 문자를 보내왔다.

"오빠.<후코이단>도착했어요."

"알았다. 지금 가지러 간다."

.

그제는 남동생이 보내 온 <차가 버섯>과 처제가 보내 온 <야채 스프>

그리고 오늘 ,.<후코이단>...

지난 토요일 부터 내가 달여 주어 마시고 있는 <겨우살이> 물..

.

.

어느 것을 먹을지?. ...뭐,..이런 고민이 있나? 참 내..허허허... 

한꺼번에 먹거나 마실 수도 없고....

...........

결론은 "당신 마음에 와 닿는 거,..느낌이 좋다고 생각 드는 거,..그걸 취하는게 어떄?

.

결국, 내가 달여 주는 <겨우살이>만 '우선 먹겠다'고,..

나머지는 보관. 그리고  처제가 보내 준 '신비 음료'라는 <야채 스프>는 내가 마시기로,..

                        {이거 아주 몸에 좋다는데,.내가 마셔 줘도 될 것 같아서,ㅎ ㅎ}

 

점심 식사 후 두런두런, 도란 도란,...이야기 하고 있는데 누나 한테서 전화가 왔다.

"너 고생이 많지?. 매형이 내일 오후 1시 정각에 신촌 암센타로 오란다.

 최신 학문을 공부하고, 미국에서 임상 성공한 약의 처방을 해 줄, 제자 - 교수를 소개 해 주겠다니까.

 아무 말 말고, 오후 1시에 가서 너의 매형을 찾도록 해, 꼭 1시까지 가야 한다 "....

 너무나 고무적인 내용이었다.

.

.

이미 일산 국립암센타에 갖고 갈,,강남 세브란스에서의 병적 기록을 준비해 놓은 상태...

하지만, 누나의 전화에 모든 상념이 스르르 녹아지는 것 같고,

곁에서 전화 내용을 듣던 마눌님은 감격,흥분, 희색이 만연하다. '하나님이 보살펴 주신다'고,.....

.

이제...진지하게 잘 생각 해 보자....

99%,.. 확실한 병의 기원이 나왔고, 그 기원을 처치할 처방을 어느 병원, 어느 의사에게 의지 할 것인가??..

작은 시간 고민을 하면서 마눌님과 상의한 것이,.물론 하나님의 은혜와 보살피심이지만,...

'신촌 세브란스로 가자!,..'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곤,........ 설레임을 갖고 하루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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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1년의 마지막을 장식 하는 달!,....

14일에는 모처럼 호화로울(?) 14회 동기들의 송년 모임도 있고,..한데..

그 12월의 첫째 날,.

나는 아침 7시에 마눌님을 차로 모시고, , ...일산 국립 암센타로,..

갖고 간 일부 자료를 담담 의사에게 제시하고, 그 자료에 대한 의사의 소견을 자세히 청취하였다.

이미 마음이 떠나서 인가? 별 특별한 처방이 없는 것 같다.

그저 "항암 치료를 하여야 할 텐데.조직 검사 한 Slide를 갖고 오시라"고,...

"그걸 보고 구체적인 치료 방법을 채택하자"고,..

나는 "예,,..."하고 대답하곤 병원을 나온 게 10시가 훨씬 지난 시간,.

부랴부랴, 신촌 세브란스로 갔다.

매부와 약속한 시간이 오후 1시 이지만,

행여 늦을가봐, 서두룬게...12시가 좀 안되어 도착했다.

광섭이와 일산에서 점심 식사 같이 하려던 계획이 무산 되었지만, 점심 먹는 일은 후일도 있으니까..이해할 거고,..

.

신촌 세브란스 병원 본관 식당에서 떡만두국으로 점심을 한 후, 병원 경내를 조금 산책 하고 ,,,...

1시가 되어 암 센타 접수에 가서, "김 총장님 전화 좀 연결 해 주시지요..".

.

전화 통화 후, 직접 진료실까지 찾아 온 매형 덕분에

빠른 진료와 그간의 답답하였던 병의 근원과 앞으로의 치료 계획을 어느 정도 나마 듣고 이해 할 수 있었다.

.

이제 다시 신촌 세브란스에 입원해야 한다.

"그간 강남 세브란스에서 시행한 검사가 많고, 잘 되었지만, 제가 보기에 약간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나름대로 한 가지검사를 더 해야 하겠네요.

입원 절차를 밟아 입원 하도록 하시지요." 이렇게 이야기 하는 의사의 의견인 즉,

"병의 기원을 찾긴 했는데. 제가 갖고 있는 약으로도 지금 환자에겐 완전하다고 할 수 없네요.  

그러나, 가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 한 번 다시 검사 하면서 좋은 방법, 또 다른 방법도 찾도록 해 보지요

...............................".

"지금 알고 게시는 병에 걸리면 우선 체중이 감소하는데...그렇지 않았지요?.이게 그런 종류의 병이예요.

이 병의 기원은 찾았지만, 아직 완전한 처방은 없어요."

 

지금까지 만난 의사와 다르게 나의 마눌님의 병에 대한 확실한 진단을 하는 것 같다.

몇 마디, 몇 줄기의 의견을 나눈 후, 신촌 세브란스를 떠났다.

물론 입원 수속은 해 놓고,....'입원 실이 나오 면 전화 오겠지....그 때  입원할 수 있도록 내일 준비 하고..'

.

집으로 오는 길에 그 동안 돌봐 준 강남 세브란스에 들려 그 동안의 주치의를 만나 국립 암센타 이야기,

신촌 세브란스의 새로운 담당 의사 이야기,..등을 주고 받고,또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자기의 소견을 다시 듣고,

그리곤,..집에 왔다.  오는 길에 차의 엔진 오일도 교환하고..

      (난 몇 가지를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직성이 풀리나?..ㅎㅎ..옆에 환자 앉혀 놓고 엔진 오일 교환하고,...)

 

5시경에 도착하여 저녁 밥상 차려 웃으며 밥 먹고, ...설겆이도 다 마쳤다.

직장 갔다  교회에 다녀 오겠다는 딸의 귀가 시간 까진 2 시간의 여유가 있다.

이젠 세탁기 돌리고 샤워 하고, ..그리고 상념의 시간을 가져야 겠네..

.

어제도, 오늘도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자비로우신 보살핌,

그러나 실제로 느끼게 되는 그 인자하심을 감사하며,,,하루를 정리해야 겠다.

2011년 마지막 달의 첫째 날에,..나는,....

 

언제나 감사!, 감사! 하며 지내는 좋은 세상이기를 기원해 본다.

 

오늘도 참으로 감사한 일이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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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 신촌 세브란스에 입원

 

어제,..'입원실이 나오는대로 전화나 문자를 넣어 드리 겠습니다.' 라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입원 수속 창구 직원의 말에 따라.

'그냥 무작정 기다려야 하나?. 아닐거야, 또 매형이 신경 썼을 테니까....음,.....??'하는 생각을 하면서 컴을 뒤적거리고 있는 시간,.

정확히는 아침 10시47분,.. 핸폰에 알지 못하는 전화 번호가 찍힌다.

"여기 신촌 세브란스 원무관데요. ......오후 1시 까지 입원 수속 창구로 오세요.

심혈관쪽 5인실로 배정 되었어요."

마눌님의 병이 심혈관 쪽은 아니지만, 아마 병실이 그 쪽 밖에.... 없나보다...

.................부랴부랴..하지만, 이미 숙달 된(?) 입원 준비물의 챙김이 30 여분 만에 완료 되었다.

간병인용 간이 이불과 베개,.세면 도구,..갈아 입을 속 옷 몇 가지, 실내화 ..매일 챙겨 먹는 약 들,..그리고 넷북 까지,.

.

11시 40분에 집을 나서 병원에 도착한게 12시30 분.

붐비는 서울 거리를 요리 조리 비집으며 잘도 달려 도착하였다....숙달 된 운전 기사의 ...ㅎㅎ...ㅎㅎ.

.

우선 입원 수속을 밟았다.

불과 3, 4분 여 만에...일사천리로, ...그럴 만한 수준까지 올라 간, 달갑지 않은 병원에서의 Know How????ㅎ.ㅎ

.

병동, 병실, 그리고 침상 배정까지 받은 후, Food Court에서, ..영양식으로 중식,

                                           (제일 좋은 영양식은?...........<정답> 먹고 싶은 것 제때에 먹는 것.).

.

추워진 날씨 이지만,  잠시 본관 둘레의 찬 공기를 한껒 마시고, 배정 받은 병실로 갔다.

.

본관 뒤의 뒤,뒷 건물,..

.

강남 세브란스 보다 훨씬 깨끗하고 ,..무엇 보다 조용한게............

 

마눌님, ...병실이  마음에 드나보다..이럴 때 가만 있을 내가 아니니까...ㅎㅎ..한마디,.

"그래, 병실 참 좋지?!   그래서 오래 있을 거니.ㅎㅎ"

.눈을 흘기는 마눌님,...그러고 있는 데.

간호사가 와서 기초 자료를 작성하느라 이것저것 묻는다.

33년전에 입원하였던 기억이 되살아 나고,..기초 조사를 마치고 가려는 간호사에게..

"간호사님!.환자의 별명은 안 물어 보나요?'

"예?....별명 있어요?"  "뭔데요?"

"히히......'별녀 요'"

"왜요?"..

"별나게 생겼으니까...ㅎㅎ"

...........

조용한 병실에 계속 앉아 있기가 좀 그래서 병동의 구조와 시설물들의 위치를 파악 한답시고 왔다 갔다....

그러다 경수의 전화도 받았고,....

.

그러는 중, 마눌님이 복도로 걸어 나온다.

입원하면 당연히 받는 검사(?)를 하러 가야 한다는 전갈이 왔단다.

안내 하는 여직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검사실로 가다 보니 여직원 명찰에 붙은 글자가.'조정자'다., 이름이,.

난, 대 여섯명 있는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히..조정하시느라 애 많이 쓰시겠네요?'하니.

다른 사람들. 마눌님, 모두 무슨 소린가?....여직원은 자기 이름이니까 알아듣곤,, '그저 그렇지요 ..'하고...

 

채혈실에 가서 혈액을 뽑는데.....혈액 채취 담당자의 이름이 또...히히..

마눌님 피를 뽑은 자리에 알콜 솜과 밴디지를 붙여 줄때..."아! 이 은혜를 어떻게 하지요?"하고 마눌님 손을 잡고 나오니..

그 담당자는 웃으면서.."고맙습니다".하는데 마눌님은 '뭐가....??'한다.

그 직원 이름이 바로 '이 은혜'인걸,..설명을 하니, 마눌님."에이.왜 자꾸 남의 이름을,.."

 

그리고 병실로 올라 오는 엘리베이터에서도..

도우미 아주머니 같은데...명찰에'심미숙'이라 써 있다.

난 또.....'심미자 목사님을 잘 아는데...혹시 언니?동생?..아니지요?"히히. ....

오늘 잠깐 동안 만난 사람들의 이름을 가지고 완전히 마눌님을 웃겨 버렸다.

글로 잘 표현이 안 되었지만,  그 시간.그 장면은 완전 배꼽 잡았으니까...ㅎㅎㅎ

난 웃기는 재주가 가끔 있으니까...오늘 잠시 발휘(?)한 것이지,...

 

초조하고 허망하고, 앞 뒤를 구분 할 수 없었던 며칠 전과는 판이 하게 다른 편안함과 여유가 슬며시 찾아 온 것 같다.

왤까?....정말 왤까?

목사님들께 오늘의 소식을 전하니....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매일 기도 하신다고, 우리 '장권사를 위해..

심 목사님은 2박3일 기도원에 가셔서 금식까지 하시면서 기도 하시고...

'도무지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 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꼭 갚아야 한다'는 마음 다짐도 하고,..

.

 

 

처제와 동생들에게도 개략 내용을 문자로 보내고, 입원 내용도 알려 주었다.

2호선이나 3호선 전철 타고 오는 방법도,...'찾아 오라'는 명령인지?ㅎㅎㅎ.

.

저녁 8시가 다 되어 병원으로 오는 딸을 멀리 정문 앞 까지 나가 마중하여,

본관 Food Court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병실로,..

그리고 한참 엄마와 딸과의 12시간 만의 재회(?)의 대화를 마친 후,

조용하게 혼자 있길 원하는 마눌님을 병실에 놔 두고, 우리 부녀는 집으로 왔다.

집 도착 시간,,,밤 10시,.................

....................................

이젠 세탁기도 거의 다 돌았고, .....집안 일도 마무리 되었다.

내일을 위한 휴식에 들어 가야 할 시간,..

내일은 아침 7시에 집을 나서 마눌님 뵈러(?) 가야 하겠으니,...이제 자야 겠다.

오늘도 정말 고마웠다. 감사했다.

병실 배정도, 목사님들의 전화도...

............................

..............................

하나님의 보살핌을 오늘도 깊이 느끼며 감사한다.

 

........................오늘 일기 끝..!!.. 감사하다.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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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 평온한 하루 ,.병원에서

 

아침 7시 정각에 집을 나섰다...병실을 향해,..

토요일이니 별 다른 처방은 없을 것 같고,,..

.

병실에 도착하니 마눌님은 벌써 조반을 먹고, 치우고, 일상 생활 중의 아침 일들을 다 마무리 한 상태.

강남 세브란스와 달리, 여긴 조반도 일찍 나오고, 정리 정돈, ..병실 청소 등도 일찍 마무리 하는게 좋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곳에 오래 머물기를 원하는 건 당연히 아니고,....입원 환자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

마눌님 손을 잡고 1층 로비에 가서 창문 밖으로 보이는 우리나라 양의학이 시작 된 '광혜원(제중원)' 옛터의 모습과 그 앞에 열려 있는 감나무,..그 감나무에 치렁치렁 매달려 있는 감들을 보면서 몇 가지의 상념과 대화...

딸아이가 병실을 지키며 자기가 가르친 아이들 성적에 관한 컴퓨터 작업을 하라고 공간을 비워 준 배려(?)의 일환이기도 ,.ㅎㅎ

 

정말 오늘은 한가한 '병실 도우미' 아닌 '병실 지킴'이다.

마눌님 점심 식사 후, 딸과 함께 Food Court에서 늘상 좋아하는 자장면,..

그리고, 마눌님과 딸의 허락(?)을 받고, 신촌역 부근의 '신촌 레스트'란 사우나에 갔다.

....찌들어 지쳐 있는 육신을 달래려고,..

생각 보다 깨끗하고, ..허나,. 비싼 사우나 탕,

열탕에 몸을 담그고, 10 분여, ,,,,냉수로 몸을 식히고, ...이번에 옥 사우나 Dock,

,....2 층 찜질방의 '숯 방', '소금 찜질방'을 거쳐 '아로마 산소방'에서 심호흡을 수 십 번 한 후 깊은 잠의 수렁으로 들어 갔다.

2 시간 여를 잤나? 발이 시려웠지만, 꼼짝을 하기도 싫고, 할 수 도 없도록 몸이 사그러 들어가는데는 ,..어쩔 수 없이. 그냥 잠들어 있었다...옆의 젊은 애들 couple 이 떠들어 대는 통에 눈을 뜨니, 벽시계가 4시30분을 나타내고 있고,..

억지로 일어나 몇 번 스트레칭을 하니,.몸이 개운하다.

........진짜 이렇게 되는게,..완전 100% 효과를 본 사우나 요법이었나??

찌들고 지쳐 있던 몸의 근육과 쇳덩어리를 달고 있는 것 같던 두통이 어디로 가버린것이다.

와~~!. 참 신기하게도 제대로 잠자지 못하였던 몇 날 며칠의 피로가 2~3시간 만에 완전 회복 된 것이다.

옷 입기 전 올라 간 체중기의 눈금이 한 달 전보다 (- 4Kg)를 가르킨다.

과체중에 대한 나의 고민이 보름 사이에 4Kg을 해결 해 준 것이다. ㅎㅎ 얼마나 감사하냐?...이거지...ㅎㅎ..

인격으로 부르는 뱃살 - 똥배도 사그러 들었고,....ㅎㅎ

.

병실에 오니, 여전히 평온하고,.

ㅎ ㅎ ㅎ 휴가 온 기분 같기도 하고, 참 내.ㅎㅎㅎ

.

저녁 7시 30분. 오늘도 마눌님 혼자 병실에 놔두고 집으로 향하였다.

이곳 5 인 병실에,..정말 중병 환자들이 있는 병실이지만, 각 침상의  환자들 외에 간병인이 없다....

이유???..글쎄??가족들의 병간호가 지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고,..

4 ~ 50 대 환자들의 고통을 보며, 겉으론 멀쩡한 60 대 중반의 마눌님을 보며 감사함을 또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마눌님과 살짝 입맞춤을 하고 집으로 오는 길,.

광화문을 거쳐 시청으로, 그리고 퇴계로로 접어 들면서 남산 1 호 터널, 그리고 경부 고속 도로로 가로 질러 집에 오는 길,

그런데 광화문 앞이 '으스스,..'살벌하다.

많은 사람들이 '데모 천국'이라고 부르는 서울의 한 복판이 오늘도 FTA 라는 역사적 흐름과 기록에 대한 데모로 가득 차 있는 것,

그래서 종로로 가야 하는 차들이 모두 시청 앞으로 우회하는 통에 혼잡하고, 거리 양편으로 세워져 있는 경찰 버스들은 마치 성곽을 이룬듯도 하고,.온통 길 옆과 광화문 광장, 시청 광장에 앉거나 서서 대기하고 있는 경찰 대대 병력들의 모습,

그 가운데를 지나는 나와 딸은 마치 어느 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전쟁터의 취재기자인 것 같은 착각을 갖게도 하였다.ㅎㅎ

.

정말 오늘은 평온한 하루 였다.

집에 도착하여 일상의 마무리를 한 시간이 10시 30분, '첼시'와 뉴캐슬의 EPL경기'도 보고,,,ㅎㅎ 여유를 부리는거...ㅎㅎ

.

오늘도,

감사한일,..지금의 생활 자체가 무척 감사한 것을 깨닮음이 또한 감사하다.

오늘도 기도하며,.'하나님 감사합니다.'하며 하루를 마친다.

.

내일은 Lord's Day!...

세브란스 병원의 예배에 참석해야 겠네,...............마눌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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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 세브란스 병원에서의 주일 예배

 

아침 6시 50분,

한참  피곤하게 잠들어 있는 딸아이를 깨워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7시 40 분,

병실로 가지 않고 Food Court에 들려 먼저 딸과 함께 조반을 해결 하였다.

그리고 병실로,..

.

.아무런 처방도 없고, ,..정말 휴가 온 것 같은 분위기다.

조용한 병실, 가끔 오가는 간호사들 외엔 아무런 제재나 신경 쓸이리 없는 휴일의 병실이다.

금요일 오후에 들어와 몇 가지 검사- 혈액 채취, X -Ray. 심전도 Test, 소변 검사를 위한 시료 채취 뿐,

.

병실 창 밖으로 보이는 앞 건물의 병실,.

갑갑하면 작은 휴계실에 나와 TV 시청....그리고 1 층 로비에서 서성이고,....

'무료하다'는 표현이 여기에 해당 되는 것 같다.

8시 30분, 서초동 '사랑의 교회'에 가는 딸아이를 10 여 분 걸어 버스 정류장까지 배웅하고,.

,.

9시15분에  마눌님 옷을 춥지 않게 입혀, 함께  본관 6층에 있는 세브란스 예배실을 찾았다.

여느 교회의 예배 순서와 마찬 가지 이지만, 예배드리려 참석한 예배자들은 링거를 꽂은 상태이거나,

그 환자를 부축한 가족들,.

병원 밖에서의 생활이나 예배 보다 더욱 더 간절한 마음과 경건하려는 자세로 예배 순서에 몰입한 예배자들을 보며,

잠시,.. 아주 순간적으로 절실한 삶의 애착을 느끼기도,..

나 역시 간절한 바램을 가슴과 머릿속에 그리고 되뇌이면서 예배에 몰입하였다.

누가복음 2장 25~33 절의 말씀으로 원목 - 유기성 목사의 차분하며 진지한 설교는 나나 마눌님, '말씀 참 좋으네'..한 느낌을 가졌다.

한 시간의 예배를 마치고, 다시 병실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는데..

경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와 점심 먹으러 가려는데, 괜찮겠니?"

"바쁘지 않니? 난 괜찮은데,..괜히 번거롭게......."

,,,,친구의 병상이면 몰라도 친구 부인의 병실을 찾는다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

오래 전- 아마 2005년 쯤으로 ,.. 좋은 글 란에 올려 놓은 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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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나이들 수록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사람보다는 ..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 까봐..

차라리 혼자 삼키며 말없이 웃음만
건네 주어야하는 사람보다는..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차마 입을 벌린다는 것이
흉이 될까봐 염려되어 식사는커녕
물 한 방울 맘껏 마실 수 없는
그런 사람 보다는..

괴로울 때 술잔을 부딪칠 수 있는 사람
밤새껏 주정을 해도 다음 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쩜 나이 들 수록
비위 맞추고 사는 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 편히 털어놓고 받아주는
친구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좋은생각 중에서】
          ....오랫 만에 둘이서 오붓(?)하게 점심을 먹고,
                  본관 로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한 시간이 훨씬 넘도록 함께 있은 후,
            너무 미안 한 나머지 "이젠 그만 가렴, 쉬는 날,..너무 미안 하구나.".
            경수가 가는 걸 보며,.'
            ..........
            병실로 와서 경수와의 만남을 보고(?)한 후,
            한 참 낮잠을 즐기는 '병실 지킴이'를 깨운 것은
            막내 동서와 처제..
            .........++++++++++++..........*********...........
            정말 오늘은 아무 하는 일 없이 하루를 보냈다.
            동서 부부와 함께 병실을 떠나 집에 도착한 시간이 7시 40분.
            집안 정리하고, 마눌님 자실 '겨우살이' 달이고,
            .
            오늘도 늦게 귀가하는 딸아이를 마중하고,
            '오늘도 진정 하나님의 섭리와 보살핌을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내일은 월요일, 회진이 있는 날, 그리고 교통 혼잡을 피해야 하니까. 평소 보다 30분은 일찍 집을 나서야 겠다.
            피곤해 하는 딸아이도 걱정 스럽고, 나 또한 건강해야 하는데...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젠, 잠을 취하여야 겠다.  (12/4일 밤 11:40)

         

        ***************************************************************

         

        12/5 - 확정, 치료  그리고 퇴원

         

        아침 8시30분 부터 회진이라는데, 마눌님 담당 의사는 10시50분이나 되어서 납셨다.

        기가 막힌 회진 중의 통보다

        "자꾸 번복되어...안됐는데요......거,..'담도암'입니다.. 이제 치료 들어가도록 할 겁니다."

        1 분도 채 안되는 회진의 내용이다.

        .

        아침 일찍 자기 동생을 보러 온 처형과, 딸 아이와 함께 이런 내용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한참 생각하다

        나름대로 해석해 주는 밖에...(세 분 여자에게)'

        "이해가 간다. 아주 잘 집어 낸것 같아. 이제 치료하면 잘 되겠지. 잘 집어 냈으니까."...이런 말로,..

        .

        점심식사를 하고,..마눌님은 쉬고 있고,.

        나는 본관 로비로 가서 체면 불구하고, 응접 소파에 앉아 낮잠을 잤다.

        '피곤한 몸,..늙은이가 피곤해서 잔다는데... 누가  감히....'..하면서 ,..ㅎㅎ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지만, 졸린데 어때?하면서,..ㅎㅎ

         

        한 참을 자고 나서, 담당 의사 진료실을 찾아갔다. 본관 4층 종양센타 11 번 진료실로,..

        진료실의 간호사가 잠깐 나온 사이에 메모를 주었다.

        [입원 환자 장 **  보호자, 의사 선생님 면담 요청,...진료 끝나면,..]..이렇게 써서,.

         

        근 한 시간을 기다려 면담이 되었다.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환자의 증상과 앞으로의 치료 계획을 알고 싶어서,...'

        "아침에 말씀드린대로.."

        "아침에 잠시 하신 말씀으론 이해가 안가서,..환자는 환자고, 보호자인 내가 할 일을 챙겨야 하니까..."

        정말, 뜰드름 하다,..지금 기분 같아선 한 방 쥐어 박고 싶은 마음이 모락모락 하는 걸,..

        왜냐하면 좀 더 구체적으로, 친절하지 못한게 영~~마음에 안들기도 하지만, 아침 부터 곤두서있는 신경 때문이리라,..

         

        "예, 환자는 아주 힘든 암입니다.

        제일 어려운 암의 종류가 췌장암, 폐암, 담도암인데. 이젠 폐암은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서 치료률이 높습니다.

        이젠 췌장암 다음이 담도암으로 1년의 기한으로 치료 합니다. 특이한 병이지요.

        발견한 순간 이미 말기로 접어들고 있는 암입니다.

        1년 으로 보면 됩니다.

        이제 오늘 부터 투약을 하는데. 투약시 입원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내원하여 2~3시간, 그리고 3주에 한 번은 하루 종일 투약 하는 치료를 할 겁니다.

        부작용 없는 약으로 처방 하겠지만, 한 4개월 후 부터는 준비하셔야 할 겁니다.

        머지않아 황달 증상도 오고, 체중도 학연히 줄어 들 것입니다.

        본인에게도 4개월 후에는 정리 하는 시간을 주어야 할 겁니다."

        .......................

        .....................

        ................

        치료의 희망을 갖고 하나님의 보살핌을 믿으며 온 이곳 신촌 세브란스에서 아주 명확한 설명을 곁들인 최후 통첩(?)을 받은 것이다.

        20여일 동안의 병원 생활 속에서 슬며시 만연되어 버린 감정이 된 것일까?

        어느 정도 자세한 설명을 듣고, 그 내용을 그대로 마눌님과 딸에게 전 하였는데...두 여인은 겉으론, ....그냥 담담하게 듣고 있다.

        ...ㅊㅊ,..면역이 생긴 것인가 보다.참,...

        .

        그 와중에도 소식 듣고 급히 달려 온 홍근이의 위로와 측은하게 봐 주는 눈길도 보고,..

        .

        첫 번째 항암 치료를 끝냈다. ,...2시간 10분,..4가지 약물 투여.

        걱정 하였던 부작용, 구토 증상, ...뭐 이런게 없다, 다행이다.

        딸과 나는 곁에서 교대로 소변도 받아 내고 스스로에게 하는 위로의 말과 결심을 이야기 하며,..

        인간, 의사가 아니고, 우리 좋으신 하나님의 보살핌을 찬양하면서, 돌보고,

        이래서, 1st 항암 치료는 일단 합격이다.

        .

        .

        이런 ..담도암이라는 진단을 내리는데...이렇게 큰 병원에서도 잘  찾아 내지 못 한 병, 이게 담도암이라고..

        전화로 한 숨 쉬는 처제에게 또 설명하고,..

        동생들에게도 간단히 ...{'담도암'이란다.}...문자 넣고,.

        .

         

        내일 일단 퇴원한다.

        마눌님의 체력이나 기분이 괜찮다면 파주쪽으로 공기 맑은 곳의 집을 알아 보려 떠날 것이다.

        .

        공기 맑고, 흙과 접할 수 있는 곳,..문제는 '이 추운 겨울에 흙을 만질 수 있냐?' 이지만, 일단 떠나기로 했다.

        .

        병동에 가득 차있는 암 환자들, 계속 투약을 하면서, 구토를 하고, 몸도 못 가누고, 그 곁에서 지쳐 가고 있는 간병인들을 보면서.

        무골충이 아닌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

        이젠, 정말,. 정말이지 하나님의 섭리에 매달려 가는 수뿐이다.

        .

        저녁 늦게 전화로 위로하는 누나..이미 다 알고 있기에 나에게 담대하라고,,,.

        내가 나의 딸에게 해 준 말인데..

         

        처음 ..'암' 이라는 선고를 받았을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나의 마눌님, 통보 받고 나서 더 밥을 잘 먹고, 잘 챙긴다.

        갖고 온 [겨우살이]달인 물도 빠트리지 않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환자 당사자, 보호자, 의사, 간호사, 누구 할 것 없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는 것이고,

        그 다음, 인간이 못하는 것, 그걸 우리 좋으신 하나님께서 해 주시는 것이다.

        믿는다. 나는, ...하나님의 보살핌을,.

        병동 간호사실 옆의 응접실에 있는 '컴'을 이용하여 오늘의 일과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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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감사 한 일은 많았다.

        깨닫게 해주시고, 희망을 더 갖게 하시고, 그 힘들다는 항암 투약도 거뜬히 견뎌내는 마눌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고 엄마를 도닥이며 보살피는 딸,..

        .

        친구들의 격려 전화,..

        그 여러가지의 감사한 일들을 머릿속에 그려 넣으며 오늘을 마감하다.

        감사한다.

        "하나님! 나의 소원, 우리의 바램을 꼭 이루어 주십시오." 간절한 기도를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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