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11/16 ~ 11/20 - 강남 세브란스에 입원

촹식 2012. 1. 1. 15:48

11/16 - 참..... 안타깝다,...답답하다고...

 

어제 마늘님 CT촬영 결과가 아주 좋지 않다.

오늘.강남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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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험난한 병원 신세를 지면서 추이를 살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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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하지만, 이겨 내야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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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 이겨내야만 한다.

 

작은 병원에서 대장 내시경과 복부 ct 촬영 하다 발견된 종양.

얼른 큰 병원으로 옮겨, 매부의 주선으로 권위를 갖추고 있는 의사의 처방과 친절을 받고 있다......My Wife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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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삶의 한 면을 깊이 느끼며,......

밤 늦게 자기가 엄마 곁에 있겠다고 병실로 온 딸에게 자기 엄마를 부탁하고,

딸 아이의 엄마의 남편인 나는 잠시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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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밀린 잡동사니(?)들을 정리하고,.

내일 다시 병원으로 갈 때 갖고 갈 몇가지를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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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조직 검사를 위해 영상의학과의 조치를 받은 후,

이젠 검사 결과와 그에 따른 처방을 기다리는 초초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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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死禍福을 주관하시는 나의 하나님께 매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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走馬燈 같이 지나가는 지난 날들의 잘 ,잘못도 생각나고,

착잡한 마음과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험난한 병마와의 결투에서 반드시 승리하길 기도하면서,...

오늘도 많은 상념을 갖고 잠을 이루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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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격려,..너무 고맙고,.

친척들의 위로 또한 감사한 일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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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범사에 감사함을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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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 오늘의 일기,

 

저녁 8시40분,...하루 종일 기다린 MRI촬영이 있었다.

때 맞춰, 직장 일과 집안 일을 마치고 막 도착한 딸과 함께 기도하며, ....몇가지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45분여를 기다리니 웃음 띈 얼굴로 스스로 걸어 나오는 마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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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주치의가 병실로 와서 개략적인 앞으로의 스케쥴을 이야기 하여 주었기에.

담담히 모든 순서를 받아 들이는 마눌님이 되어 서인가.....

나와 딸아이는 걱정스런 표정인데. 막상 당사자는 MRI 실에서 아주 차분하게 잘 했다고 웃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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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일부러 와 주신 주치의의 말씀인 즉,.

'오늘,...MRI,. 내일 PET 검사가 끝나고 나면,

약물 치료를 한 후 수술을 할 것인지?

수술을 한 후 약물 치료를 할 것인지?......판단하여야 하는데.

의사를 믿고 맡겨 달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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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 수술은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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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님 곁, 병실에만 있기가 너무 지루하고 답답하여,

7층 병실 부터 1층 까지 계단을 오르 내리며 나름대로 운동을 하다 급히 달려 와서 들은 앞으로의 스케쥴 때문이리라

         (...마눌님의 기분,.)

어차피 병을 고치려면 하나님의 攝理에 의한 의사의 처방을 따라야 함을 담담히 받아 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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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의,... 잠시나마,...기분 좋은 장면이었다...환자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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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오늘 밤도 엄마 잘 챙기고,조심스레 움직이고...등의 과잉(?) 잔소리를 하고 집에 온 시간이 10시30분,

세탁기 돌리고, 노트북 열어 보고, ...

보일러 점검하고,.

주방 체크하고,...동시에 이것저것 돌보고 나서 잠시 오늘의 일들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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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기정 사실이 된 수술과 약물 치료,.

그 과정을 이겨 내야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능히 이겨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에.....

 

낮에 딸아이에게 타이른 말,.." 은아! 어떤 일이 있어도 담대한 마음, 믿음을 가져야 한다.

너도 어른 이니까.....".............어쩌면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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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마트 폰에 들어 있는 예쁜 두 아이의 기도하는 모습의 그림을 마눌님 스마트 폰으로 보내 주고,

그 예쁜 그림을 폰의 배경 화면으로 깔아 주었다.

그리곤, "이 아이들은 우리 딸이 결혼 해서 낳은 아이들인데.

할머니를 위해 기도 하는 모습이니까.

그 때 까지는 아무 일 없을 거야."

위로 겸 담대한 믿음 가지라고 일러 준 말이지만 이 역시 나스스로에게 한 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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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때 찾아온 처제부부와의 환담은 주로 내가 주도하며 웃기다 보니 한결 밝은 분위기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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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실의 환자들은 모두 '*  자 '돌림의 이름을 갖고 있단다'

'예? "

"봐, 환자 이름들",...'김,.*

                            "이,,*

                            '장 , *

                             '박, *

 병실 문 옆에 붙어 있는 환자들의 이름을 두 글자 만 표시하고 맨 끝자는 *표로 표시한 것을 보고 내가 웃긴 것이지.

또 앞 침대엔 환자와 간병인이 침상과 간병인 자리를 바꾸어 앉아 있기에.

'자리를 왜 바꿨냐?' 하지 않고, ....'왜 옷을 바꿔 입고 있냐고??? '황당하게 웃기며 시간을 보내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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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마음은 많이 힘들다,

그래도 나는 이겨 낼 것이다. 마눌님과 딸과 함께......

이젠 나도 오늘을 마감하고 자야 겠다...........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오늘도 감사한 일은 많이 있었다...

하나님의 보살핌을 믿고 의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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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 오늘도,...

 

어제도 딸 덕분에 집에서 이런 저런 일을 정리하고, 기도하고, 나름대로 잘 잤다.

나름대로 모자라지 않는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괜시리 부지런 떨다,

김치 쪼가리와 멸치 볶음 한 숫가락과 더불어 밥 한 그릇을 물에 말아 후딱 먹어 치우곤,

추워치기 시작한 날씨를 cover하기 위하여 목도리 까지 두르고 오늘의 일과 - 마눌님 있는 병원으로 향하였다.

막 병원 문 앞에 도칙한 시간 - 8시40분에 문자 메시지, ...- "아빠 예정보다 빠르게.지금 엄마 PET촬영 들어 가요,

지하 1층 영상 의학과 맞으편에 있는  PET촬영실이예요.".. 원레 계획은 아침 11시에 촬영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병실로 올라 가지 않고 바로 PET촬영실로 갔다.

토요일이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별 order가 없는지, 그 촬영실 안 의자엔 딸이 혼자 초췌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게...

영 마음이 좋지 않다.

엄마 병 간호하느라, 밤 잠을 못 잔 탓이겠지만. 많이 부시시.. 초췌한 모습에 마음이 영 ,....ㅊㅊ휴~~

"엄마는 막 들어 가셨는데. 조형제 약물 투여에 1 시간이 걸린데요, 그리고 나서 촬영하는데 20~30분 걸리고요.."

"그래?.그러면 아빠가 여기 있을 터이니까. 너는 병실에 올라 가서 아침 먹고, 정리 정돈 한 다음 9시 20분 지나서 내려 오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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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50분이 되니, 뭐 별다른 표정 없이 .(자기의 괴로운 표정을 억지로 숨기는 것이겠지만,.)씽긋 웃으며  촬영실에서 나온다.

얼른, 갖고간 스웨터를 몸에걸쳐 주곤,"힘들지 않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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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병실로 와서 촬영을 위해 금식하였던 식사와, 수술을 원만히 이겨내기 위한 몸 보신을 위하여 ,.....

닭고기 샐러드, 닭 쏘시지 등을 준비하여 주니 아주 잘 잡숫는 마누라...

 

...'그래,좋아 그렇게 하면 돼. 잘 이겨 낼거야....'이런 생각을 하며,...

식욕이 당김을 무척 기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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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등을 떠밀다 싶이 하여 집으로 보내곤,

나는 마눌님과 웃기는 이야기, 지금 마눌님을 위해 기도 하고 계실 두 분 목사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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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주장 강한 두 내외의 신경전..ㅎㅎ...아주 잘난 부부라니까...ㅎㅎ 병실에서도 서로 우기고 잘났다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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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많이 추어 진다니 교회에 갈 때 춥지 않도록 옷 잘 챙겨 입고, 늦지 않게 와서 함께 저녁 먹자'라고 일렀건만,

우리 따님 고집이 또 발동하여, 집에가서 쉬다 오랬더니. 쉬기는 커녕,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려 삽겹살이다, 닭 가슴살이다 ...사갖곤 몇 가지 요리를 해서 들고 나타난게 저녁 7시 40분,

"은아!. 아마 너 처럼 아빠 말씀 안 듣는 애도 별로 없을 꺼다. 제발 힘 쓰지 말고 그냥 쉬다 오라지 않았니?" ...

야단아닌 야단을 치니,

"아빠가 좋아 하시는거니까. 엄마 때문에 몸 상하시지 말라고 해 온건데" 라는 변명 아닌 효심을 느끼니..목메일 것 같은 기분.....,

구어 온 삽겹살, '파 무침''마늘''양파' 거기에 김치까지 들고 와선....참 내..

딸 덕분에 병실에서 냄새 풍기며 삽겹살 까지 먹은 간병인이 된 오늘,..ㅎㅎ

..

오늘 밤도 딸에게 자기 엄마를 부탁하고, 나는 집에 왔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집안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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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두 분 목사님의 문자 메시지와 전화도 받았고,

또 친구들의 염려 전화도 받았다.

특별히 관리해 주는 병원측의 배려도 감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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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계속된 검사 결과를 갖고 내일,..휴일이지만,..나의 마눌님의 몸 상태를 영상화 하는 작업을 한다고,

그 내용을 갖고 월요일에 담당 의사께서 판단을 하시고, 그런 후 바로 조치 들어 간다는 프로그램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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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 마음을 잔뜩 갖고,

生死禍福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보살피심,

그 보살피심의 경로인 의술과 간절한 기도를 올려 주시는 많은 분들의 은혜를 겹겹이 입으면서 오늘도 하루를 마감하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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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에 감사하라!....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감사하자!!!!

나의 간절한 바램을 들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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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 지자!, ...강해 지자!...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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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 많이 추워졌네,..

 

빨리 움직인다고 했는데도 9시가  다 되어서야  병실에 도착했다.

 

7시 경에  눈을 떠 보니, 핸폰에  메시지가 와있다. 얼른 열어 보니,

'교회에 도착 했어요. 엄마는 별일 없고요. 오늘 아침 6시 부터 내일 아침 까지 소변을 받아 간호원실에 있는 냉장고에 보관하래요.

피곤 하실 터인데 잘 주무셨죠? 교회 갔다 집에 가서 전화 할께요.' ....- 아침 6시 30분에 찍힌 메시지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대충 김치 3 쪼가리와 함께 더운 물에 밥 말아 후딱 먹곤, 겨울 잠바와 목도리를 두르고 집을 나섰다.

배가 고픈 걸 잘 못 참으니까. 대충 먹고,..병원에가서 이것 저것 챙겨 먹으면 영양 보충은 충분 하니까...ㅎㅎ

간병 잘 하려면,...그리고 잘 버티려면, 잘 먹어 두어야 하는거....다 아는거, ..나는 바로 실천 하는거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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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 가니,마눌님은 벌써 병원 식을 다 잡숫고, 손수 식판 정리까지 다 해놓은 상태....

그래,..그냥,...억지로 정겨운 표정으로(이건,...표현이 그런거고,..) 몇 마디 주고 받곤,

이내 먹는 거 타령에, 시골로 이사 가자는 타령에,...

오늘은 소변 수집하는 일 외에는 별다른 처방이 없기에.무지하게 지루한 하루였지만,

132 계단을 왕복 4회를 하면서 나름대로 건강도 챙기다가,..

이눔의 성질이 슬며시 동하기도 하고,....해서,

오후 5시 경에는 서로가 신경 곤두 세우곤,..ㅎㅎㅎ

(이건 나도 이해가 잘 안되는 것이었는데....),....환자인 마눌님과 간병한다고 와 있는 남편이 진지하게 고집의 싸움을 한바탕 했지....ㅎㅎ 큰 소리 칠 뻔,...하면서,.

서로 저녁 밥도 안 먹을 것 같이......

나는 '에이, 난 간다' 그러면서 병실을 나오기도 하고.....(간다는 아저씨, 신도 안신고, 옷도 안챙기고,...어딜 가?ㅎㅎ)

병실 복도를 한 차례 걷고, 다시 병실에 와서,..'ㅎㅎㅎ 밥이나 먹자,!'...

참 내,,,...환자 약 올리는 간병으로 오늘 하루를 마감 하려는데...

바로 아래 동서와 처제,.그리고 유일한 처남이 온 것이,....손에 뭐 잔뜩 들고,...

"어, 바쁜데 뭘 오냐?..으례히 하는 서로 간의 인사...

손에 잔뜩 들고 온게 뭔가 했더니..."형부 드실 김치"라네...참 언제나 한결같이(때론 인상 좀 쓰지만,..ㅎㅎ)

형부를 잘 챙기는 처제가 자기 언니 땜에 고생하는 형부를 조금 ,.아니 많이 알아 주는 것 같아,,,.씁스레 겸 흐믓함인데...

주는 대로 받을 수 밖에...내일 부터 김치 걱정은 당분간 안 하게 되었고,..

막 일어나 가려는 동서 처제, 처남,...'잘 가라, 고맙다'..라고 하려는 시점에

교회에서의 봉사와 맡은 직분을 다 마치고, 바이올린까지 들고 딸 아이가 아빠와 교대 하려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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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딸이지만, 여전히 안쓰러운 건 '아비'라는 영원한 끈이 있기 때문 이겠지만,

집에 오는 뻐스 안에서 날린 문자 메시지...

"오늘도 우리 은이 이모조모 애 많이 썼지?

엄마 잘 위로 하면서 나름대로 좋은 휴식 갖길 바래,

내일 아침 일찍 가도록 할께.

Good night with mam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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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밤 10시 10분,

오늘도 이것 저것 집안 일을 다 하였으니, ........휴~~,,

'여호와 싸파 -치료의 하나님'께 아뢰고, 간구하고.....내일을 위한 휴식에 들어 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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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 하면 연락 주세요" 라는 딸아이의 메시지의 답으로 전화를 하면서,

"은아!, 엄마한테 웃기는 이야기 하나 만 들려 주렴, 웃고 자게...잘 생각해서,...잘 자라, 내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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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꽤 많은 상념을 갖고 하루를 보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왜, 나에게 이렇게...?" 하는 생각도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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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전화가 오늘도 나의 존재함이 있어야 함을 알으켜 주기도 했다.

 

내일 아침 추워서 어쩌지?.,..이런 별 걱정까지하면서 ,...잠자리로 간다...

 

"오늘은 다시 오지 않겠지?!" 다 아는 진리의 한 말씀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