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의 모습

1박 2일-친구와 함께 친구네 집에 다녀 온 길. (2010.07.02~03)

촹식 2010. 7. 4. 11:15

1박 2일-친구와 함께 친구네 집에 다녀 온 길. (2010.07.02~03)

 

오랜만에 나들이를 했다.

일주일 전부터 바람 쐬러 ‘어디 좀 가자’는 세일이의 말에,

‘만사 제쳐 놓고 한 번 다녀와야 겠다. 찌들어 버린 도심을 벗어나 마음과 몸의 변화와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곳,...

어디든 좋겠지.’ 하는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을 그려보고 재어 보고 ,...결론은 ‘변산 반도의 '현태'한테 가자!’로..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원래의 약속과 계획대로 출발하기로 하였다.

쎈트럴씨티 터미널에서 1시에 만나, 간단히 점심을 먹고, 3시간여 걸리는 부안으로 출발하였다.

 

출발시간 1시40분. 28석의 반 정도가 비어있는 고속버스는 부여백제 휴게소를 경유,

부안 터미널에 도착한 것이 4시30분, 마중 나오기로 한 현태가 보이지 않는다.

“야, 우리 도착했는데 어디 있냐?” “벌써?... 한 10분 정도 있어야 거기 도착할 거야 조금 만 기다려,..”

 ...4시30분경에 도착한다고 알려 줬는데. 이 친구...4시50분으로 들었다나...?!

조그마한 번화가(?)엔 볼 것 도 없고, 그냥 왔다 갔다 하며 잠시,... ..현태가 9인승 봉고를 몰고 와 소리쳐 부르고 있다.

둘이 떠난 서울, 이젠 셋이 된 부안, 우리는 ‘오랜만이네...’라며 웃음 띈 얼굴을 하고  

현태의 차를 타고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하는 날씨를 비웃으며 ‘신사와 호박’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널따란 현태네 집에 도착하였다.

 

 

5년 전 왔을 때 하곤 약간의 변화를 가진 ‘신사와 호박’-

그 때 현태 부부가 사용하던 안방이 이젠 우리를 맞는 Guest Room이 되어 있었고,

여전히 육중한(?)몸매의 현태 아줌씨(형수씨라고 부르는 게 좋겠지?!..)와 반가운 인사를 하곤,

우리는 두서없이 ,..요새 유행하는 단어-Twitter같은 투의 말을 주고받다, 부안의 명소인 '곰소 항‘으로 나갔다.

둘이 셋이 되고, 이젠 현태-형수씨 까지 넷이 된 우리는 현태 형수씨가 예약 해 놓은 수경이네 횟집으로,....

2.5kg짜리 커다란 광어-15만원에 써비스(?)하겠다는데,....

그러자 하며, 우리가 유일한 비오는 날의 횟집 손님상에는 ‘뭐하러 회를 시켰나?’ 할 생각이 들 정도로 보조 반찬들-일명 쓰끼다시가 나오는데

줄잡아 15가지나 된다.

소맥을 즐기는 세일, ‘난 소주만!’하는 현태, ‘전 맥주 보다 소주 두 잔 만!’ 하는 형수씨.

15만 원짜리 광어가 형태를 바꿔 상에 오르기도 전에 우린 권커니 마시거니 하며 벌써 소주3병, 맥주 5병이 비어가고 있다.

퍼부었다, 쏟아졌다, 머물렀다 하는 장맛비를 창가에서 바라보며, 상에 올라온 광어는 2.5kg답게 너무 푸짐한 양이다.

반을 스치로폴 도시락에 옮겨 나중에 집에 갖고 가기로 하고, 억지로(?)싶을 정도를 소맥과 소주잔을 비워가고 있는데.

이번엔 건장한 아저씨가 커다란 소쿠리에 매운탕을 요리해 갖고 들어온다.

이곳도 회 따로, 매운탕 따로의 분업화 되어있는 요식업의 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3시간여 있던 횟집을 떠나 형수씨가 운전해서 ‘신사와 호박’에 도착한 게 밤 9시가 조금 지났나 보다.

오는 길에 11시부터 하는 월드컵 8강전을 보자며 사온 캔 맥주, 소주를 들고 Guest Room에 들어오니,

세일이는 피곤을 못 참고 벌렁 누워 버린다. 이브자리를 깔아 주고, 나는 현태가 자기만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방으로 맥주를 들고 옮겨 갔다.

그 동안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곁들여 월드컵 8강전-브라질과 네델란드의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현태와 나는 다시 맥주를 마시기 시작, 6캔과 720ml짜리 두 병,..현태는 브라질, 나는 네델란드.

나의 예측이 맞아 네델란드가 이긴 것을 보고 ‘봐라! 와!!’소리 한 번 치곤 Guest Room으로,......................

부스럭 소리에 눈을 뜨니 새벽부터 세일이가 설쳐 되고 있다.

원래 새벽 스타일인 세일이가 더구나 어젯밤엔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니. 그럴 수 밖에..

나 또한 덩달아 일어나 아침 볼 일을 다 보았는데도 안방에서는 꿈쩍 소리도 안나고,

‘우린 9시가 되어서야 일어나곤 해.’라던 어제 현태의 말이 떠올라 ,..그냥 둘이는 방바닥에 들어 누워 TV시청을 하면서

팔, 다리, 허리 등을 스트레칭 하면서 이리딍글 저리딍글.. ,,,,,,

 

특허를 갖고 있다는 솔잎 막걸리를 반주 삼아 호박 부침, 간장 게장, 민들레 장아찌. 천연 김 장아찌. 등등 ...

다 기억하지도 못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산채나물과 열매를 숙성시키고 조리해서 내놓은

현태 형수씨의 솜씨 100%로 차린 순수 국산 웰빙 음식을 들고 난 시간이 11시,..

그러니까 아,점(아침과 점심)을 한 것으로 쳐야 겠지.,

우리는 현태가 안내하겠다는 대로 변산반도를 순회(?)하기로 하였다.

솔잎 막걸리 탓에 아침부터 알딸딸한 기분과 함께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난 탓에 눈꺼풀이 자꾸 내려앉는 것을 참으며,

변산 저수지, 이순신 촬영 셋트장, 변산 해수욕장, 바지락 죽 등, 나름대로 변산 반도의 특징들을 살펴보았다,

한 달여 전에 다녀 간 새만금은 탐방을 사양하기로 하고, 썰물로 인해 약간 허옇게 들어 나있는 작은 모래사장에 위치한

‘선호’네 횟집 앞 모래사장에 자리를 틀고 앉기로 하였다.

이번엔 부안 조개구이로,..다시 시작한 소맥은 소주2병반과 맥주 6병을 비우면서 세일이는 웃통을 벗어 바닷바람에 몸을 쐰다고,,,,

나는 그냥 윗도리만 벗고,,,,,오후 3시가 되어서야 조개구이 집에서 일어나 부안 읍내로  향하였다.           

              

 

    

 

50분 간격으로 있는 서울 행 고속버스를 타려고,.,,,,, 가는 중간에 현태가 ‘부안에서,.아니 전국에서 제일 잘 한다’는

‘명인 바지락 죽’집으로 안내한다.

처음 먹어 보는 바지락 죽은 전복죽이나 참치 죽들과는 또 다른 아주 맛나고 부담 없는 음식이었다.

이곳에도 나름대로 특허 막걸 리가 나오는데, ‘참 뽕 막걸리’다. 진분홍색을 띈 막걸리의 맛은 또 다른 추억을 남겨주는 특유의 일품이었다.

‘이거 안 마셨으면 부안의 의미가 반감하였으리라.’하는 생각을 잠시, ........

5시에 출발하는 서울 행 고속버스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반 정도의 좌석이 비어 있다. 친절한 봉사를 하나 가득 베풀어 준 현태를 뒤로 하고,

이제 다시 둘이 된 세일이와 나는 좌석 표와는 관계없이 뒤쪽으로 가서 널찍하게 자리하고 코를 골기 시작,.......

이게 뭐 여행인지? 소맥 먹으러 다니는 건지? ...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었다.

친구와 함께 친구를 만나러 갔고, 밀폐된 도심의 공간을 벗어나 잠시나마 자유로운 공간을 벗 할 수 있었다 는 것, ...................

 

중국 사람들이 평생에 다 해보지 못하고 죽는 다는 것이 몇 가지 있다고 들었는데.....

‘자기나라말을 다 해보지 못하고,

자기나라 글을 다 써 보지 못하고,

자기 나라 음식을 다 먹어 보지 못하고,

자기나라 곳곳을 다 가보지 못하고,..‘. 자기나라 가 그렇게 넓다고 표현하는 중국인들이지만,

우리 또한 마찬가지 인 것을 새삼 느껴 보았다.

70을 바라보는 우리 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도 처음 맛본 것, 처음 가 본 곳이 있었으니까.......말이다.

또 하나, 이번에 현태네 다녀오면서 느낀거....나름대로 표현한 간판 - ‘신사와 호박’ --부안의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지만

, 세일이와 나는 동감한 것이 있었다.

‘신사와 호박’이라는 간판의 글자에 두 단어를 첨가해야 한다고................그거??.....

................................'게으른'과 '부지런한 '...이라는 형용사를 첨가하자고,

그래서 ‘게으른 신사와 부지런한 호박’이라고........아침을 늦게 먹게 한 댓가(?)로.......하하하.

 

이렇게 해서 1박 2일의 짧은 나들이는 중간 중간에 걸려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통화를 벗 삼아

나름대로 즐기고, 기분 전환하고, 한 달간 삼갔던 음주를 량 껒(?) 즐긴 시간들이었다.

 

이제 또 내일을 향해 걸어야 겠지. 그동안 달려온 길,

그러나 이제는 마음도 몸도 많이 닳아 빠져 힘이 들지만 그래도 주어져 있는 길이니 달리지는 못해도 열심히 걸어야 겠다.

목적지???.......................그래 그 목적지를 찾아서,........

 

세일아! 잘 다녀왔다.

현태야 좋은 시간 함께 해주어 고마웠고, 형수씨 잘 위하면서 건강하게 지내라.

사랑하는 사람아! 너의 말대로 스트레스 확 날려 버리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었다.

참으로 고맙구나, 나를 이해해 주니,.....

 

생각하기에 따라 가치가 있고, 취할 것이 있고, 그리고 정리하면서 다듬어야 할 것이 있는 세상,

 

내가 자주 읊조리는 말,,,,,,지난 해 말, 한국경제 1면 중간에 위치하였던 글.

“승리자는 넘어졌을 때 앞을 보고, 패배자는 넘어 졌을 때 뒤를 본다”

마음에 꽉 박힌 글귀, ... 오늘 또 한 번 읊조리면서, 1박 2일의 여정을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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