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yan 의 땅에서,

이제 그만 접으렵니다.

촹식 2006. 12. 13. 17:31

이제 그만 접으렵니다.

Iran에서의 생활, 그리고 조선 후진국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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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나의 주선으로 처음으로 이곳-부쉐르를 방문한 한국 대사관의 정병하 서기관과.

국적을 변경하지 않고 이곳에서 27년 째 생활하고 있는 최경보씨 가족과 정겨운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두 시간이 넘는 식사 시간 동안의 이야기는 이란의 여러 가지와 이란인들의 생활습성 등을, 그리고 현재의 생활 등을 이야기 하였지요.

 

지금 이곳은 시의원 7명을 뽑는 선거가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7명을 뽑는데 105명이 출마하였으니 선거 열풍은 어느 나라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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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택시를 대절하여 이곳에서 편도 4시간 거리의 ‘쉬라즈’라는 명소를 찾아보려 합니다.

언제 또 다시 올 거라는 확실한 기약이 없는 터에 그 유명하다는 ‘쉬라즈’는 보고 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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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곳 조선소 소장한테 2번째 선박의 생산 스케쥴을 만들어 보여 주면서 현재의 조선소의 어려움을 간략히 설명하였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주 소형선박에 속하는 24,300톤짜리 다목적 운반선을 건조 중인데.-말은 건조중이지만 실제 공정 진행은 너무 미미한 상태이지요.

- 같은 배를 가지고 생산 스케쥴을 5번째 만들어 주었지요.

생산 스케쥴은 물론, 어느 스케쥴도 하나의 기준이고, 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하자는 것인데. 이곳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스케쥴을 지키기 위해 자재, 인력투입, 시설 가동 및 보완 등이 따라주어야 하는데.

여기는 거꾸로 자재 조달 계획에 따라 생산 스케쥴을 변경하라는군요.

독일 선주와 맺은 계약서상의 인도일자는 완전 무시되어 있는 상태이지요.

지금 이란 국내의 프로젝트들도 우리나라 같으면 1년 안에 끝낼 공사들을 4년째 접어들면서도 인도 날짜는 가물가물한 상태인데.....

이거야 자기들 나라 안의 공사니까. 그렇다고 억지로 이해한다손 쳐도.

다른 국가의 회사와 맺은 공사를 자기들 마음대로 스케쥴을 조정하니 이것을 언제까지 지켜보아야 하나?......하는 한숨이 절로 나오는 지경입니다.


지금 이 선박의 강재절단 물량이 척당 7,000톤이 넘습니다. 4척이면 28,000톤이 넘는 물량이지요.

그런데 절단공장의 절단 능력은 하루 고작해야, 주야 가동하여도 40톤입니다.

28,000톤을 하루에 40톤씩 절단하려면 꼬박 700여일이 걸리는데.

이곳의 실정상 실제 일년에 일하는 일수는 280여일에 불과 합니다.

결국 배 4척분의 처음 공정인 강재 절단에만 3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지요.

물론 절단 한 것을 가지고 바로 그 다음 공정을 진행 시키는 것이지만.

다른 공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철저하게 분업화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절단 후 소 조립부터 탑재까지의 공정을 한 팀, 즉, 한 하청 업체가 맡아서 하게 되지요.

분업화, 전문화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거지요.

몇 번 이야기 하고 제안하고 건의 하여도 듣는 그 때 뿐, 이들의 오래 된 타성을 탓하기엔 너무 힘이 들고,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고 마음을 굳혔지요.


툭하면 전기가 끊기고. .......

지난달엔 용접봉이 떨어져 5일간이나 작업을 못하기도 했었지요.

지난 4월부터 설치 시작한 2,000톤 프레스는 아직 언제 가동할지도 모르고,

위에서 말씀드린 절단 공장의 수용능력 부족을 메워 줄 판넬 라인 또한 언제 가동 할 런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첫 번째 선박 절단 시작한지 6개월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 선측 부분의 곡(curved) 강판은 프레스의 미가동으로 인해 구경도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조립공정중에 시공되어야 하는 의장자재들의 입고도 언제인지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곳 회사의 최고 높은 사람들은 매일 같이 0.1%정도의 진행률을 보려고 daily report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daily report에는 필요한 시설과 자재의 문제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러한 문제점에대한 해결책은 내놓지 않고

report타령만 하고 있는 것은, 일을 모르기에 앞서 무언가 대단히 잘못되어 있는 현상이지요.


작업자들의 일의 능률은 거북이도 웃을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조선 인건비가 2006년도 견적기준 $16-/MH입니다.

여기 이곳은 $2-/MH 이니, 계산상으로는 1/8로서 무척 싸다고 생각 되지요.

하지만 일하는 스타일로 봐서는, 일의 결과 치로 봐서는 그 이상으로 인건비가 들어가야 되기에 우리나라 보다 단가가 높다고 표현할 지경이랍니다.

 

작년 12월 이곳에 도착하여 9개월 동안은 제대로 된 사원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일을 하였지요.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다니까. 이곳 회장께서 9명을 배치해 주겠다고 약속한 게 지난 9월 24일인가 그렇습니다.

11월 중순...그러니까 지금부터 한 달 전에 신입사원 3명을 배치 시켜 주더군요. 아주 작은 골방 같은 콘테이너 한 구석 사무실에.,,,,

지금은 저에 대한 1년여에 걸친 배려가 이것이 전부입니다.

지금 한 달 동안 가르치면서 근근히 1척의 스케쥴을 만들어 내었지요.

막 관련 부서에 배포를 하였습니다.

생산 스케쥴을 만들었으니 이젠 각 공정별 상세 기획을 하여야 겠지요. 일정별 처리물량 계획과 소요 인력 계획 등,,.

이 또한 몇 차례 수정하고, 만들고,,,,,,,,,,,,,또 수정하고 만들고,....

지난 10월에 부사장 Mr.Khooban에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10가지라면 너희와 계약한 1년 동안 5가지는 알려 주려고 생각했는데. 매일 같은 일만 하고 있으니

한 단계를 마치고 두 번째 단계로 가려다 말고 다시 첫 번째로 오고,.,,,,,.이런 일을 10개월 동안 반복하고 있으니..어떡하면 좋으냐?  고,......   

도대체가 현재로선 이 어려움을 풀어 갈 정답이란 게 '시간이 지나봐야지.. '...하는 식입니다.


11월에 들어서서야 한 평 남짓한 사무실과 제대로 된 책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11개월 동안을 젊은 10여명의 직원들과 떠들면서 2.5평 남짓 사무실 한 귀퉁이에서 이들을 위한 온갖 자료를 만들어 준 것이지요.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분위기에 맞지 않는 기적을 쏟아낸 것 같습니다.

어제 만든 생산 스케쥴은, 복사기가 몇 달째 엉망이라 color 복사는 생각지도 못하고, 그냥 흑백-A4 용지로 복사하여

스카치 테이프로 부치는 일을 해야만 하고 있지요.

장장 24장을 자르고 부치고...마치 철판을 가공한 후 fit-up하고 welding하는 식으로..

두 명이 2시간 여 걸쳐서 완성하였습니다.

이들한테 알려 준 게 있습니다. "Time is Money!"라고.....그런데 이들과 함께 Money사용하는 방법을 시범이라도 보이는 일을 자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우스운 일도 아니랍니다. 이런 것들이,...

일을 하기 위해, 그리고 자료를 보관하기 위해 신청 해 놓은 계산기, 파일, 파일 박스, 그리고 몇 가지 사무용품은 1개월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입니다.

어제 ship building manger인 Mr.Salimi와 잠시 이야기 하였습니다.

이 친구는 37살인데 이곳의 조직표상 선박 건조의 책임자로 임명되어 있지요.

이란의 한 대학에서 안전공학을 전공하였다는데. 이곳에선 빠르게 출세한 한 명이지요.

처음엔 안전관리요원으로 입사하였는데. 윗사람에게 잘 보였던지. 지금은 이곳으로 이야기 하면 거대한 project의 생산 책임자가 되어 있지요.

두 명의 Korean이 무얼 하려면 이 친구의 결재가 필수적이기도 하답니다.

하여튼 어제 이 친구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는 너희들의 조선 기술 미래에서 온 사람 아니냐.?!

30여 년 전 한국에서는 나와 같은 유럽이나 일본의 기술자를 초청하여서는 최상의 대접을 하곤 하였는데.

여기서는 마치 고용 된 하인 취급을 하고 있으니 이래 가지고 언제  일을 배울거냐?'고,...

그리고 먼저 배울 것은 humanity라고,...............약간 얼굴이 상기 되어 말 꼬리를 내리더군요.

지난 3월에 이들에게 하였던  말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100원 들여 100원 벌려 말고 10,000원 들여 1,000,000-원 벌 생각 하라고,....."

"너는 두 군데에 책상 세 개짜리 사무실인데. 너희들을 도우려고 온 나 한테는 조그마한 사무실에 책상 하나만 주고 일하라고,.....ㅊㅊㅊ

이래가지고 니네들 언제 제대로 된 배를 지을 거냐?'고......

저 외의 한 명의 Korean은 기회 이익을 노리느라 미소만 짓고 있는 상태에서,.....

 

 

              Mr.Abaspour(조선소 소장)과,                                              Mr.Salimi 와 ..


 

여기 소장도 마찬가지예요.

지난 열흘 전 2 Korean이 보는데서 비서한테 아파트 계약하여 Mr.Choi의 가족들 올 수 있도록 하라고.

그런지 열흘이 훌쩍 지났는데. 계약이 안 되어 있습니다.

어제 '어찌 된 거냐?' 고 물으니까. 혹시 이번 휴가 갔다 안 올지 모르니까. 나중에 계약한다나요... 무슨 말이냐니까.

아마 다른 나라로 갈 거라는 소문을 들었다는 엉뚱한 소릴 하네요.


보름 전에는 지금 상태에서 너무 어려우니 도면도 좀 보고, 커다란 스케쥴도 제대로 펼 수 있도록 사무실 좀 arrange해 달라니까.

금방 해 줄 것 같더니. 이 또한 감감 무소식입니다.

하도 공사기간이 길다 보니 스케쥴 또한 무척 길게 만들어지지 않겠습니까?

컴퓨터의 excel programme의 2 sheet를 이용하여야 만들어 지니까요.

A4용지 24장을 엮어 만든 스케쥴은 1.5미터가 넘지요. 그걸 제대로 펴 볼 수 있는 책상이나 공간이 없는 사무실입니다.

옆의 사무실에서 프린트 한 스케쥴 조각을 붙인 후 사무실 바깥 벽에 붙여 놓고 하나 씩 점검하고,, 그리고 다음 업무를 짜곤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떠나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일이 되는 방향이겠습니까? 이런 것이....

 

제일 기본적인 것이 안 된 상태,........돈 얼마에 고용된 하인 취급을 받으면서 선진 기술을 전수해 줘야 하는 상황,.....

관리도 안 해주면서 '보내 주었다'는 명목만으로 상당한 금액을 공제해가는 한국의 회사.

솔직히, 나를 이곳에 보낸 회사와 이란 회사 간에 어떤 금액으로 계약하였던지. 그것은 관여 할 바가,

그리고 알 필요도 없는 내용 이란 걸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받는 보수가 얼마인가? 가 문제이지. 회사가 나의 명목으로 1,000,000 달러를 받든, 단돈 1달러를 받든, 그게 무슨 문제 꺼리이겠습니까?

다만 본사라고 하면서 수만리 이국땅에서 고통을,.....그리고 애로 사항을 이야기 하여도, 그곳에서 알아서 하라는 무정과 냉정함이 느껴지다 보니

너무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지요.

1년 동안 사정해서 회사로부터 받아 본 전화가 딱 한 번 뿐 이었습니다.

아마도  이곳 나의 숙소 전화도 모르고 있을 본사라는 말이지요.

다른 무엇에 앞서 인간다운 정과 관심이 너무 아쉽다는 것이지요.

'국제 인력 시장에 내어 놓여진 나 자신' '최신 판 인간 노예'라고 느꼈을 때의 기분을 상상이라도 해 보십시오.

최소한의 관심을 갖고 돈 들이지 않아도 되는 전자 메일을 이용하여 정을 표 하였어도 이런 기분은 갖게 되지를 않았을 겁니다.


속말에 이런 말이 있지요.'돈이 웬수라....'

또 이런 말도 있지요.'사람 나고 돈 낳지, 돈 나고 사람 낳냐?'고


작년에 저는 서울 강남에서 생활하기에 부족함 없는 월 평균 수입은 유지 하고 있었지요.

이 내용은 이sk씨도 알고 있었던 사항이지만,....그리고

너무나 형편없는 영어 실력 때문에 안 가겠다고 버티기도 했고요.

여러 가지 말로 위안하고 달래는 강권에 못 이겨 고국을 떠났을 때는 나름대로의 희망과 더 나은 앞날,

그리고 '전공하였던 학문을 마지막으로 쏟아 붓자!'라는 포부가 있었지요.

지금 누굴 탓 하거나 원망하거나 하는 마음은 정말 손톱 끝만큼도 없습니다.

덕분에, 일년 동안 많은 풍물도 보았고, 또 영어도 나름대로 많이 늘었으니까요.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는 가족들의 소중함도 늙으막에 절실히 느끼게 되었으니까요.

'범사에 감사하라'라는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그렇지요. 감사한 거지요. 정말 감사한거지요.

다만, 섭섭함을 이기지 못하는 감정이 문제인거지요.


믿음이 있고, 정이 있고, 소망이 있는 생활이 무척이나 그리웠는데......

이젠 며칠 후면 그걸 이루기 위해. 귀국 하는 것이지요.


오래 전에 보았 던 영화 '석양의 무법자' 인가요?....제목이 참 멋있었지요.

'The Bad, Ugly and Good'이라고 했던 원 제목,...그 영화에서 느꼈던 작은 느낌.....

차라리 Bad 이면 상대를 안 하겠는데. 계속 같이 있어야 하는 Ugly......


이젠 그것도 아주 멀리 던지고 잊어 버려야 겠습니다.

그런 걸 기억하고 있기엔 머릿속이 너무 벅찰 터이니까요.


원래 귀국 날짜를 21일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다시 통보 받았습니다.

이란을 24일 출발 하는 것으로,...그러니까. 25일 아침에 인천공항 도착 하게 되었습니다.

수시로 바뀌는 이들의 계획 때문에 막상 비행기에 타서야 확실히 일정을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데헤란에 전화로 원래대로 21일 서울 도착으로 바꾸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나 봐야 안답니다.  참. 매사가 이렇지요.


얼마 전부터 이곳 조선소의 1층짜리 콘크리트 본관 앞에 예쁘게 정원을 가꾸고 있습니다.

분수대도 만들고 잔디도 제대로 깔고. 나무도 심고,.......

그런데 사람 다니는 통로가 없습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Access Way 와 보기 좋은 Bench도 몇 개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였더니.

소장도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는 군요. 그런데 문제가,... 이러한 사소한 것도 모두 데헤란 본사에서 주관하기 때문에 '그냥 그렇구나!'하고 느낄 뿐이랍니다.

작은 정원하나도 마음대로 어쩌지 못하는 조선소 소장이기에. 생산 시설이나 공장 건물 그리고 조선소의 밥숟가락과 같은 용접기 하나도 모두 데헤란에서 주물럭거려야만 조달이 되곤 한답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여기 조선소를 데헤란 본사 옥상에다 올려다 놓으면 자재가 제대로 조달 될까?'....하는 생각.......


위에서 언급한 지난 9월의 여기 회장께서 배치해 주겠다던 인원에 관하여, 조선소 소장한테 물었습니다.

"As you know, Chairman told & promised me '9 persons will dispatch for you, soon.',

Head of Yard! 'Where is 9 person?'"

조선소 소장은 입을 삐쭉이면서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하는 표정입니다.


그러면서 daily report, weekly report는 몇 시간만 지나면 독촉을 한답니다.

목적이 선박건조인지 daily report 만드는 건지.. 도무지 헷갈려서,....... 본말이 전도되고 있는것이지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는

목적의식의 철저한 주입과 함께 생각과, 판단의 변환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감히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이글을 쓰는 동안에도 수차례 신입사원 3명이 번갈아 가면서 묻기도 하고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라인을 쓸 수 있도록...하루에 한 시간 만이라도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군요.

IT-Room에 요청을 하니, 조선소 소장의 허락을 받으라고 하고,.....


지금 생각은 '열흘 만 꾹 참자'입니다.


여기 있는 젊은 친구들, 여자 애들 까지도 저를 무척 좋아 한답니다.

일하고 관계없이 정이 들은 것이지요. 정이 들다 보니 일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를 부탁해도 마다않고 해 주기도 하지만,

며칠 있다 한국 간다니까. 선물 보따리를 들고 와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해 주라는 군요....이러한 일이 별로 없는 데............

정을 쌓은 결과 이지요.

새로 들어온 친구들은,. 만약 Mr.Choi가 한국 갔다 안 오면 자기들도 이 회사 그만 두겠답니다.

참 곤란한 경우가 오고 있지요. 정말일런지는 몰라도,...

 

 

 

 

어제 아내와 통화 했습니다.

이란에 와서 한 일년 정도 생활 할 생각을 갖고 있던 아내는 그 동안 너무 통화를 많이 한 탓이기도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변하는 이곳의 판단에 신물이 난 것 같습니다.

가족들 이주시켜 오랫 동안 함께 일하자며, 저의 가족이 오면 음악도 배우고,....뭐 그러면서 한 참 열을 올리고 당장 아파트 계약하라더니,

언제 그랬냐는 식의 변덕은 '만약 가족들이 왔을 때 갑자기 떠나라든가. ...다른 엉뚱한 소릴 하면,...???'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지요.

그래서 저의 아내는 '그렇게 자주 변하고 힘든데 이제 그만 그곳 생활을 접으시지요.'하고 결단을 요구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정이 많은 민족, 때론 엄청 친절한 민족. 

하지만 책임 질 줄 모르는 일의 태도와 필요 없는 약속을 하곤 금방 잊어버리는 사람들,.

목적의식이 너무 결여 되어 있는 지도자들,.....

거기에 덧붙여 지극히 이기주의적인 한국인과 결별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지금이지요.

21일이든, 25일이든, 며칠 있으면 고국엘 가지요.

그리곤 휴식과 함께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찾고, 그 계기에 편승하여야 겠지요.


지금 이들한테는 안 돌아 올 거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당연히 가족들과 함께 오리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다 이지요.


독일 국적의 인도인 선주 감독관과 독일인 선급협회 검사관과는 매일 점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곳 회사 식당에서 유일하게 serving을 받고 있는 4명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이지요.

이 또한 선주감독관과 선급협회 검사관에 대한 대접이 너무 엉망이라 여기 소장한테 작은 선물을 주면서 부탁 아닌 부탁을 하여

특별 order에 의한 배려를 받고 있는 것이지요.

 

 

 

접대 문화라는 게 없는 곳이다 보니, 선주감독관이나 선급협회 검사관을 당연히 우대하여야 하고

우대함으로써 얻어지는 반사이익을 도무지 고려할 줄 모르는 이들의 습성을 어디서부터 고쳐주어야 할지 난감하기도 하지요.

이제는 그것도 지나가 버리는 하나의 조언이 되었지만,.............



일주일 남은 건지? 열흘이 남은 건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출발 일정을 계산해 보면서

간추리지 않은 이야기를 잔뜩 해 놓았습니다.


다 못한 이야기는 뒷날 또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12월12일 이란-부쉐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