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yan 의 땅에서,

이란에서의 335일째,.........

촹식 2006. 11. 29. 21:01

이제 귀국할 날이 24일 남았네요.

그 동안 지낸 7개월 여 보다, 하루하루 손 꼽아 세는 요사이가 더 길게 느껴지는 시간들입니다.

지난 5월의 첫번 귀국시에는 보름 동안 할 일과 먹어야 할 음식들의 메뉴를 짜기도 하였었는데.

이젠, 간사스럽게 변해 버린  입 맛이, 먼 이방의 음식에 적응을 한 탓인지. '꼭 이번에는 ....을 먹고 와야지!' 하는 생각이 별로네요.ㅎㅎㅎㅎ

매일 저녁 레스토랑에서 먹는 음식은 '눈'이라고 부르는 엷은 빵으로 양고기나 새우 튀김을 싸서 먹는게

밥을 먹는 것 보다 맛도 나고 덜 부담이 되는 습관으로 변화되어 버렸나 봅니다.

허지만, KBS - World에서 보게 되는 '6시 내고향'의 '맛고향'에서 소개 되는 우리나라 전통 음식은 여전히 입안에 침을 고이게 하니까.

특별한 것을 찾도록 노력 하렵니다. 이번 에는..............

 

 

 

 

그제 저녁 때는 혼자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한국에서 입고 온 바지가 약간 길게 느껴지기에

비닐 봉투에 바지 두 장을 넣고 천천히 걸어서 옷 수선 가게를 찾아 나섰지요. 저녁 먹기전 7시 경에......

<참, 나이 들어 가면서 키가 줄어드나 봅니다. 가뜩이나 작은 키가......ㅊㅊㅊㅊㅊ>

한 20여분을 걸어 세탁소를 찾았는데. 옷 수선은 안 한다네요.

다시 10여 분을 걸어 다른 세탁소엘 갔더니. 거기도 마찬가지로 드라이 크리닝만 한다고,.....

그래서 '인터내셔날 랭귀지'를 사용하여 옷수선 가게를 묻고 있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젊은 청년이 자기가 안다고 따라 오라더니.

늦은 밤 약간은 붐비는 자동차 거리에서 자기 오토바이에 타라는군요..여기에선 헬멧이란걸 별로 구경을 못하는 곳이니까.

그냥 조그마한 오토바이 뒤에 위헙을 무릅쓰고 탔지요.

어찌나 달리는지, 그냥 절로'하나님....'하면서 젊은 오토바이 운전수의 몸통을 붙잡고 5분여를 달려, 옷수선 가게를 찾았지요.

그 젊은 애는 그냥 웃으면서 뭐라고 하곤 가버리고.

그래. 손을 흔들면서'메르 쉬'하곤 옷 수선 가게에 들어 갔지요.

'메르 쉬' 하면 고맙다는 말이라는군요. 그래 배워 뒀지요.ㅎㅎㅎㅎ

그 곳에서도 '인터내셔날 랭귀지'를 써서 바지 두개의 밑단을 줄였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2,000원으로....

오토바이로 달려 옷 수선 가게를 가르켜 준 젊은 애...그리고 세탁소 주인, 또 옷 수선 가게의 두 친구...

정말 한국에서는 느껴 보지 못한 엄청나게 친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때론 이방인을 보고, 장난 삼아 얘기 하자는 사람들이 많은데...어두운 밤, 알지도,

또 다시 만날 수도 없는 이방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몇몇 사람들은 참으로 이곳 사람들의 특유한 인정이기도 하답니다.

 

차를 타고, '무스타 김~' 하면 '직진 'ㅡ하자는 것,

'러스트' 하면 우회전,

'챱'하면 좌회전.

'아갑'하면 뒤로,,.라는 말입니다.

 

11개월 여 동안 배운 몇가지 이란 말,   참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답니다.

장난끼가 많은 본인이다 보니.

식당에서 '눈'(얇은 빵)을 달랄 때는 이미 알으켜준 대로 손가락으로 내 눈을 가리키면 깔깔 대면서 갖고 오는 광경은

가끔 식당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기 '짱'이 되었답니다.

 

그 날 그러니까 옷 수선을 마치고 한 참 걸어서 레스토랑엘 갔는데.

마침 '맨체스타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프리미어 리그 경기가 한 참 진행 중이더군.

TV를 앞에 두고, 두 자리 건너 식탁에 앉았는데. 글쎄 생각 없는 중 늙은이가-물론 이란인이지만- TV앞에 떡~하니 서서 뭐라고 주문을 하는게 아닙니까.

내 성질에 그게 그냥 넘어 가겠습니까?ㅎㅎㅎ

냅다..한국 말로.'어이 비껴.. 테레비젼을 가리면 어쩌라는거니?'하고 소리를 '뻑'지르니까.

그냥 ....테레비젼'이라는 말만으로도 허리를 굽신 거리면 잘못했다는 표정으로 얼른 비켜 서더군요.

"당당 코리안(?)....ㅎㅎㅎㅎ.."식당 종업원들이 엄지 손가락을 들어 나를 가리킬 땐 '잘했다'는 것이니까.  그날도 한 몫?...한것이지요.....ㅎㅎ 

그리고, 그리고,,이렇게.이렇게,,,, 하면서 이란 생활 335일을 보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