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10/24 ~ 10/31 - 8일간의 일기와 최루톤 목사님

촹식 2013. 11. 28. 16:41

10/24 ;

어제 허 전도사의 시술을 받은 후 마눌님의 얼굴이 한결 편해진 것 같아 보인다.

마눌님과 함께 동네 주위를 돌며 20여 분 간 걸었다. 아주 천천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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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0일에 씨 심어 놓았던 알타리 무를 수확했다. 150여개가 된다,

씻고, 다듬고, 소금에 절였다. 내일은 양념을 해서 총각김치 담궈야 겠다.

 

 

10/25 ;

기침이 멈추었었는데 다시 심한 기침을 한다. 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 심한 기침을 하니

몸이 말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

수지침술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딸아이가 안되겠다 싶었는지.....(양의사 한의사 다 못 고치는 자기 엄마의 기침)..나름대로 책을 뒤져 보더니, 수지침에서 사용하는 압봉을 손등에 붙여 주었다.

기침이 멈추는 것 같았다. 다행이다. 진작 그러지............

 

 

10/26 ;

알타리 무김치 163개,....준비해두었던 양념에 버무려 김치 통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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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에 태어난 암 놈 강아지가 오늘 어미가 되었다. 아직 몇 마리인지는 몰라도,....허허, 

 

 

10/27 ;

주일 예배를 한양교회에서 드렸다. 마침 추수 감사절 예배였다.

예배 필한 후 허 전도사의 치료를 받기 위해..........

오늘도 허 전도사의 정성어린 치료를 잘 받았다.

신기한 게, 환자에게서 제대로 된 혈 자리를 찾아 압봉이나 마그네틱 테이프를 붙이면,

허 전도사 자신이 ‘꾸어꾸억’하면서 괴로워한다. 그것이 제대로 고쳐지고 있는 하나님의 신호(?)라고 한다. 이 또한 신기하다, 암튼, 빨리 마눌님이 나으면 좋겠다.

오후 4시가지나 끝났다. 우남이가 와서 기다려도 주고, 호선이는 다른 환자들 챙기느라 정신없이 주일을 보내는 것 같았다.

예배 필한 후 명동엘 다녀온 딸이 명동 입구에 있는 ‘달인 의 집’에서 사온 부추 만두를 절대 안 받겠다는 우남이의 손에 억지로 들려주는 것이 참 보기 좋았다.

 

10/28 ;

여기저기 흩어져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호박 넝쿨들을 제거하였다.

갈쿠리로 끌어 한 곳에 모아 두었다. 잘 마르면 불태워야 겠다.

안채 문 앞에 심어 놓은 토란도 다 수거하였다.

 

오후 늦게 우남이가 왔다. 함께 동네 식당에서 거나하게 석식을 하였다. 호박과 방금 거둬들인 토란 몇 개를 싸서 ‘조심해서 잘 갖고 가라’고 ,.....했다.

마눌님의 상태는 오늘은 괜찮아 보였다.

 

10/29 ;

얼마만인가?...... 마눌님이 뒷산을 오르겠다고,...허허허,..

천천히 뒷산을 등산하였다. ‘그래 이렇게라도 해서 근력을 키우고, 정상인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0/30 ;

수요일, 세 번째 한양교회로 갔다.

허 전도사를 만나는 것도 세 번째다. 1시 50분부터 3시 까지 허 전도사의 시술을 받은 후,

오늘은 잘 알지도 못하는 여기 한양교회 최루톤 담임목사님께서 만나 보자고 하신다. 물론 차호선 장로의안내로,......

 

목사님 내외분과의  10여 분의 대화 후, 최루톤 목사님 내외분의 안수기도가 있었다. 40여분 간,.

목사님 내외분과 마눌님이 반 주검이 되다 시피 되었다.

와!,...난 옆에서 마눌님이 뱉어 버리는 휴지를 조금씩 치우고,...

너무 고생이 심한 것 같다, 목사님 내외분과 마눌님,..모두,...

마눌님이야 병 고치려는 것이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목사님 내외분의 헌신적인 사랑의 기도가 너무 고생스러움을 보면서 몸 둘 바를 몰라,,어정쩡한 모양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마눌님의 아픔과 불편함이 바로 목사님 내외분께도 전이가 되었는지,... 함께 고통을 갖고 기도하시는 것이었다.

이 세상엔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 많다. 특히 나의 주위엔,.....일일이 셀 수도 없다.

 

목사님께서 말씀을 하셨다.

“지금 권사님의 병은 2년여 전에 생긴 병이 아닙니다.

그 보다 훨씬 오래된 병입니다. 이건 의사가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

이건 마귀와의 영적 싸움입니다. 몸속에 병마가 꽉 차 있어요.

권사님께서,..그리고 주위에서 그 동안 꾸준히 기도하신 탓에 지금 이렇게 지탱하고 계신데.

여기에서 지지 마시고 더욱 기도하시면서 ‘예수의 이름’으로 몸속의 병마를 내어 쫓으셔야 합니다..

제가 여러 사람을 위해 안수 기도 봤지만, 지금 권사님의 경우는,.....그 동안 기도를 많이 하신 터라,...다른 사람들 보다 훨씬 쉽게 느낌이 오네요.“

곁에 계신 사모님(이 와중에도 사모님을 살펴보니 참 미인이시고, 온기가 느껴지시는 인자함이 그득하신 분이셨다.)께서도 목사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시고,..........마눌님이 헛기침을 하면서 뱉고 훑어 던져놓은 지저분한 휴지들을 치우려니...사모님께선 “그냥 놔두세요. 제가 치워야 해요.”하시고,.....

지쳐 너부러져 있는 마눌님에게 사모님께선 커다란 베개와 이불을 덮어 주시면서

“한 참 주무셔야 해요. 조금도 부담 갖지 마시고 좀 휴식을 취하세요.”그러시면서 목사님 내외분은 목사님 방을 비워 주셨다.  목사님 내외분도 거의 탈진하신 것 같으면서도,......나는 송구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한 15분을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떨어져 있던 마눌님이 부스스 얼굴을 문지르며 일어난 후 얼굴을 보니....

와! 이게 웬 일인가?. ...마눌님의 얼굴이 환하게, 아주 천진스러운 표정으로 변해 있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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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면서 퇴근하는 딸아이를 공덕역에서 만나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오는 차 속에서 딸아이 역시.“엄마 왜 그렇게 얼굴이 환해? 어,?....”놀란 표정으로 자기 엄마를 자꾸 쳐다보는 게 ,......와!~~~~

이런 표현으론 뿐, 달리 오늘의 상황을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구에게도 확실하게 실감을 줄 순 없지만, 사실을 표현함이 부족할 뿐이지 사실인 걸,......

온 가족이 어리둥절하며 감사한 가운데서 평온한 저녁 밤을 지낼 수 있었다.

지극히, 아주 지극히 감사한 날이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마가복음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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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

어제의 감격을 간직하고.

아침부터, 밭일-가을걷이가 끝난 조그마한 땅을 정리하면서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그래봤자, 두 어 시간 쉰 것이 전부이지만,,...아침부터 바쁜 나의 생활에서,................................

마눌님은 별 탈 없이 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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