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5/7 ~ 5/10 - 7 th Cycle 치료 완료, 그리고 밭 농사

촹식 2012. 5. 22. 18:22

5/7 ; 어머니께 다녀 오고,

 

아침 일찍 서둘렀다.

밭에 물도 주고, 강아지들도 챙기고,....밤새 돌려놓은 세탁물도 빨래 줄에 널고,..

마눌님, 산책하고 오자마자 녹즙 갈아 주고,.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서둘러 금촌역, 그리고 대곡역에서 환승하여 경복궁역,

다시 버스로 환승하여 어머니 계신 요양원엘 갔다.

내일이 어버이 날인데, 내일은 마눌님 병원 진료가 있어, 오늘 어머니께 들렸다.

마침 경복궁역 출구에 나오니, 어버이 날 용 꽃들을 파는 간이 손수레가 있다.

한 송이를 사서 다치지 않게 잘 포장하여 가방에 넣었다.

어머니 방에 가니 여전히 뜨개질을 하고 계시다 나를 보시곤 반가워하신다.

나는, 요양원 까운 위의 어머니 왼쪽 가슴에 꽃을 달아 드렸다.

어머니께서 무척 좋아 하신다.

어제는 누이동생 둘이 와서 휠체어를 타고 경복궁도 다녀오셨다고,..

아들들이 못 하고 있는 것,,,딸들이 하니 그나마 다행이기도 하지만, 왠지 맏이의 노롯을 못하고 있는 나는

마음 한 가운데가 씁쓸하고, 멍한 것 같음을 숨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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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있지 못하고 또 움직여야 하니,,,,,30여분 어머니와 있다 요양원을 나왔다.

부랴부랴,....제기동 약령 골목, 종로 4가 동아 약국을 들려 서울역엘 오니 아직 경의선 시간이 많이 남았다.

급하게 남대문으로 가서 단골 부원 냉면 집에서 곱빼기 한 그릇,,,

그리고 열심히 걸어 경의선으로, 그리고 집에 오니 2시,..다시 일상의 밭일과 집안의 잔손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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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무엇 때문일까?.. 왜? ’푸쉬킨‘의 싯구(詩句)가 생각나는 걸까?

     그것도 앞 구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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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냈다.

내일은 무척 피곤 할 것 같은 생각이다.

어머니게 다녀올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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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7th  Cycle 치료

 

7th Cycle의 2nd 항암 치료 받은 날,

그러니까 벌써 14 번째 약물 치료 받는 날이었다.

숙달(?)되다 보니 병원 가는 일, 도착해서 하는 일들,...마눌님이나 나나 척척 자동(?)이다.ㅎㅎ

지난 4월 초부터 매번 치료 받는 금액이 25 % 정도 내려갔기에 의료 보험정책이 고맙지만,

‘치료 약 값이 더 좀 내렸으면 좋겠다’...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 채혈 결과는 수치가 좀 낮지만 그냥 치료 하자.’는 의사의 소견에 그냥 치료를 받았다.

지난주와 똑같은 약물과 똑같은 질량의 처방이다.

몸무게는 지난 주 보다 1.12kg이 줄었는데,....

나는 3차부터 10가지 처방 약물의 수치를 폰 카메라에 담아 와서 기록해 놓고 있다.

한 주간의 몸무게 변동치와 함께,...

5시간에 걸친 약물 투여 후 집에 오는 길,...마눌님 상태가 좋지 않다,

항암 치료의 부작용이 매번 발생하는데....오늘은 좀 심한 것 같다.

중간에 차를 세워 구토를 하고,..집에 와선 녹초가 되어 한참 있다. 다시 구토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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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좀 지난 후,...

억지로라도 무엇 좀 먹는 게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에,

밥과 찌개와 몇 가지 찬을 준비하여 조금씩 먹게 하였다.

보관 해 두었던 구토 방지 약을 식전, 식후 복용케 하고,...

그리고 나선 깊은 잠에 들고,, 두어 시간 지나니, 원기가 돌아 온 것 같다.

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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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도 나는 냉동고에서 돼지 삼겹살을 꺼내 넉 줄(4줄)을 구워 먹었다...‘ㅅㅈ 두 잔’을 곁들여,.

너무 힘이 드니 나라도 잘 먹어 두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지금 이 나이에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오고가고, 의사 만나고, 간호사들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 벌이고,..주사 맞는 동안 5~8번 씩 가는 화장실에 대동하고,...

......그런데, 뻔한 메뉴뿐인 Food court에 갈 때는, 가면서 메뉴를 생각하면 좋겠는데.

마눌님은 꼭 메뉴 판 앞에서 이리저리 승강이(?)하고..

나 역시 지극히 온유하지 못한데....너무 짜증나기도 하는데,..이걸 참느라,..마음이 부글부글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하랴......ㅎ ㅊ 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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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중간에, 경수홍근이의 전화를 받았다.......... 염려 고마웠다.

홍근이는 외국에 나가 있다 오랜만에 귀국했는데,,,“무척 궁금하였다.”고.

근데..이 친구 나보고 “네가 지은 죄가 많아서 그렇다.”고,..

그런가? 허기야 그럴지도 모르지,..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사실일지도,...ㅎㅎㅎ

그렇지만, 죄 값을 치르는 것 치곤,...너무 ,.좀...그렇다.ㅊㅊ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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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경 약물 치료실에 들어 가 있을 때

‘5월18일 동기들 부부 포함 156명이 봄나들이 간다.’고..

총무 윤소에게서 폰 메시지를 받았다.... 답장도 해주었다.

{{열심히, 사심 없이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이치겠지. (156명에 버스 4대,..

14회 동창회 모임 중 최고에 달하는 기념비적 모임이 되겠다.)

****이번, 2012-큰 그릇 14 등산대회 진심으로 축하한다,

차제에, 이번 모임을 졸업 50주년 기념행사로 앞당겨 치루는 것으로 승화 시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ㅎㅎㅎ 난 지금 세브란스에.....}}......이렇게,..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처지이니, 순간 약이 오르기도 하였다...ㅎㅎㅎ

그런데, 윤소는 전화로 자꾸 같이 가자고 한다. 진짜진짜 약 오르는 소릴...ㅊ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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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가 넘어 집에 오는 딸을 마중하면서 오늘 자기 엄마의 일을 이야기 해 주었다.

“엄마가, 원기 회복을 위해 조금 씩 햇볕에 나가 움직였으면 좋겠는데...

아빠 말을 안 들으니...참 속상하다. 밭에 나가 매일 20분 정도 만이라도 흙 좀 만지고,

햇볕을 받아 에너지도 충전하고,...그러면 좋겠는데.

네가 엄마한테 좀 권해 봐라,”

딸이 집에 와서 자기 엄마를 보았을 땐 .....

참 별녀 같은 마눌님, 아무렇지도 않다.

‘언제 내가 구토했나?’. 다,..........참, 나는 딸한테 거짓말 한 것 같은 모양이 되어 버렸다.

이런 걸 뭐라 하나?....... ‘..ㅎ ㅈ 하고, 폴짝 뛰겠다’ 그래야 하나? 하여튼 하루 종일 고생 시키고,...... 지금이라도 평온하니 다행이다.... 휴~~~

오늘의 최종 결과가 좋아진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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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 나의 건강 검진

 

보름 전부터 가끔 오른 쪽 옆구리 쪽이 뜨금뜨금 하길래, 파주 ‘메디인 병원’에서 진료 받고 검사 예약을 했었다.

오늘이 그 날,,시간 맞춰 병원엘 갔다.

마눌님,..어제 난리 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나의 진료 받는 병원엘 같이 가겠다고,..

“힘 들텐데,....한 두어 시간 걸릴 건데.....”

그래도 괜찮다고,,,그래 나의 병원엘 이번 엔 마눌님이 동행해 주었다.

끼리끼리, 부부끼리,..잘 하는 집안이라니,....병원에 관하여선,...ㅎㅎ

올 해가 국민 건강 보험 공단의 건강 검진 해당 되는 해라,

위암 검진, 대장암 검진 및 해당 검진과 함께 미리 예약 해 둔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7개월 여 만에 받은 위 내시경검사는,

“약간의 염증이 있지만 이상 없고,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는 쓸개와 왼쪽 콩팥에 작은 담석이 여러 개 있는데.

지내 실 만하면 그냥 지내시라.“고,

”아직 까진 굳이 수술 등의 필요는 없는 것 같다.“는 결론, 다행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마눌님의 발병 증상을 기억하면서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이상 없다.‘는 결과에....

하여튼 <스트레스 받지 말고, 스트레스 받았다 느끼면 얼른 해소 하자!!! ......혼자서라도 소주 곁들여 중얼 대면서.....>

   .요사이 나의 강력한 주장이다.ㅎㅎ

 

암튼, 오늘의 건강 검진의 결과,...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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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 밭 다시 갈고,..

 

씨 뿌려 놓고 그냥 대충 돌보고 있는 작은 텃밭에 잡초가 많이 나온다.

‘이거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파종을 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들을 과감히 엎어 버렸다.

아주 작게 나오기 시작한 배추 싹, 청경채, 케일, 대파, 고채 등을 뽑아서 야채 무침을 해 먹기로 하고,

그 자리는 다시 갈아 업고, 퇴비를 뿌려 두었었다. 3 일 전에..

오늘은 저쪽, 방울토마토 밭을 망가 트렸다.

싹 트기 시작한 방울토마토 5 뿌리는 다시 좋은 곳으로 옮겨 심고,

그 자리엔 다시 대파를 파종했다.

그리고 5m 짜리 밭 두 줄은 갈아 엎고ㅡ 도닥거려 놓았다.

‘내일은 밤고구마나 심어야 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막 자라고 있는 상추와 쑥갓, 그리고 아욱은 심심치 않게 밥상에 올릴 수 있고,

길가에 멋대로 자라나고 있는 ‘담배 나물’은 생각 날 때 그냥 뜯어오면 되고,..

도농(道農)이 겹쳐있으면서 시골 풍경이 좀 더 그려지는 현 거주지의 한 면이다.

 

.........‘직접 재배하여 먹는다?!.....’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생각 해 보지도 않았던 일이다.

마눌님 덕에 채소를 길러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을 해 본다.

완전 무공해 나의 작물이다. ㅎㅎ

마당 끄트머리 지저분한 곳에 심어 놓은 호박은 고개를 내어민지 일주일,..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 가고 있다.

담 - Fence곁에 심어 놓은 옥수수는 심은 수대로 다 잘 나오고 있고,

감자는 이제 한 달 반 정도 지나면 캐어내야 할 정도로 자라고 있는 게 보인다.

 

   

텃 밭                                            감자                                        고구마

   

고추                                           봄 무                                         상추

   

쑥갓                                            아욱                                        열무와 고채

   

   옥수수                                       토마토                                      호박

   

비트                                             청치커리                                 참나물

 

거짓말 하지 않는 땅과 자연 환경의 조화를 매일매일 느낌이 참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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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딸을 배웅하고 오면서 꽃 가게에서 7가지 색깔의 꽃을 사서 안채 문 밖 곁에 심어 놓았다.

진 보라색, 빨간색, 분홍색 들,.........참 예쁘다.

 

   

 

  

 

  

 

  

 

20여일 전에 씨 뿌려놓은 봉선화와 코스모스도 땅을 비집고 고개를 내밀고 있다.

신기하다. 조물주-하나님의 조화, 섭리,....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만 여기지 않고, 그 조화와 섭리를 생각할 수 있음이 또한 감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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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뒤집고, 종자를 심고, 돌볼 수 있는 기력이 있음에 감사한다.

 

" 내 너를 위하여 몸 버려 피 흘려,...네 죄를 속하여 살길을 주었다.

                                           널 위해 몸을 주건만 너 무엇 주느냐,.          

      

                         위의 (찬송가) 질문에 할 말을 찾는 삶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