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12/25~ 12/29 - 2011년의 마무리,..

촹식 2012. 1. 1. 17:39

12/25 - 축 성탄 !

한 해의 일주일 남은 날이 크리스 마스 이다.

이제 2012년도 새해가 일주일 앞으로 왔다는 말이지.

 

올 한해,..난,

참 많은 사연을 갖고 가는 것 같다.

3 개월의 태국 생활에서 또 다른 세계를 느낄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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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원하지 않은 마눌님의 병,

그래서 말로 만 듣던 새로운 동네로 이사하고,.

,

아직 이삿 짐을 정리하지 못 한채, ....아마 새해에도 짐 정리는 계속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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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 화요일엔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한다.

마눌님 3차 치료를 위하여,

현재로선,,'왜 가야하니?'..할 정도로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정해진 스케쥴이니,..

그리고 열심히 기도해 주시는 주님의 종들과 친구들, 가족들,..

그들의 기도가 헛되지 않도록 스스로의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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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교정에서 함께 한, 50년이 넘은 우리들,..동창들,..

그 울타리 속에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있음이

참 안타까운 일 중의 하나로 점철되어 지고 있네...ㅊㅊ

뭘 빼고,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자기 스스로의 감정을 제어 하지는 못 하더라도, 

전체 동창들에게 욕 먹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것을,,,

 

화해와 용서 !!!,....그 뜻과 실천 할 수 있는 자기 수양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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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육신하신 하나님이 이땅에 오신 날!!!!

난, 먼저 가정의 평안을 기원 해 본다.

며칠 동안의 피로를 이젠 가다듬고,

감사의 여건이 많음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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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

조용히 정리 하면서 하루를 지냈다.

여전히 'yongsan14 카페'에 올린 시끄러운 '...빼자!'라는 졸부같은 글에 많은 좋은 동창들의 댓글, 그리고 타이르는 글.

그 걸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밴댕이(?)속 같은 댓글,..참,..참,..이다.

 

그러나 나는 공기 좋은 이곳에서 나름대로의 생활을 가지려고 하나 씩 다듬어 가고 있다.

며칠 동안의 짐 정리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 되었는지....쉽게 표현하면 지쳤는진 모르겠으나.

하여튼 오늘은 '쉬고 보자 !'하는 생각으로 셋 뿐인 온 식구가 오후엔 '인삼 사우나'에 가서 찜질욕을 하고,

통일로 길가 - 금촌 에 있는 '화로 숯불구이'에서 저녁을 하고,...

서울에선 즐길 수 없었던  다른 무언가가 일어나려 하는 것 같다.ㅎㅎ.

'인삼 사우나'-공용 방에서 셋이서 이야기 하며 쉬는 시간- Egypt에 계시는 '탁**'목사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보름 동안의 일들,- '장권사님,...어떠시냐?고'...옆에 있던 마눌님을 바꿔 주고,..목사님의 기도를 또 받게 하였다.

그런 후, 더,...한결,,,부드럽고 좋아진 마눌님을 보니 나 또한 뿌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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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

아침 6시20분- 동트기 훨씬 전,

차에 시동을 걸었다. 제대로 걸린다.

어제 밤, 커다란 이불같은 카펫을 본넷에 덮어 두었었다.

혹시 추운 날씨 탓에 아침에 시동이 안 걸리면 어쩌나? 해서,....아침 9시 까진 세브란스에 가야 하는데..만약?...하는 생각에

만전을 기하려 한 것이었는데....아주 상쾌하게 시동이 걸린다..

6시 40분에 출발,....세브란스에 도착한 시간이 7시 35분,..

 

아직 어둠이 채 가시기 전 인데도 출근 차량들이 제 속도를 내며 열심히들 달리고 있는 길,

참 우리나라 사람들, 엄청 부지런 함을 오늘 다시 느꼈다.

아마 한 5분 만 늦게 출발 하였어도, 아침 찻길은 꽤나 밀렸을 거라 생각 되니...

...........

본관 3층으로 가서,

채혈실에서 피 뽑고,.............Food court에서 아침 먹고,

그리곤, 마냥 ..암 센타 진료실 앞에서 순서를 기다렸다.무려 4시간이 넘도록,,,

5분만 기다려도 짜증 내던 나의 지난 시간들이 도무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ㅊ ㅎ ㅎㅎ

11시10분 진료 예약인데..순연된 시간이 12시다...ㅎㅎㅎ..환장?...허지만 뭐 할 일이라곤 마눌님 챙기는 일뿐이니,

그냥 억지로 웃으며 ,.....ㅎㅎㅎ

기다리는 시간 '신상현'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일산 모임'에 나오라고,.. '알았다,..광섭이 한테 전화 해보렴..'하고 끊었다.

내가 지금 모임 참가하러 이사갔냐?...화~~~정말, 누구 약 올리냐?...허기야 내 사정을 알리 없으니까...

좋은게 좋으니까...하지만,.. 진짜 보고 싶은 친구들도 지금 못 만나고 있는데...뭔 소리냐? 하면서 혼자 누그려  뜨리고,..

약물 치료 준비실에 가서 접수하고 있는데. 이번엔 남기명이 한테서 전화...'어째 파주로 이사 갔냐?고..

'그리 되었다"고,,,,몇 마디로 답변하고....접수하랴, 1일  입원실(항암 치료 특실 급)로 배정 해 달라고 로비(?)하느라.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특 5 호실을 배정 받아  편안하게 약물 투여를 할 수 있었다.

따님은 '오랫만의 서울 나들이'라면서 '강남'에 갔다 오겠다고,..

난, 마눌님 옆에서 오늘도 충실한 돌쇠의 역활을 차분히 잘 하였다.

특실이다 보니 환자 옆에서 낮잠도 자고,.

저녁 5시가 다 되어 끝난 약물 투여(4종류 4병의 약물 투여),..

강남에서 오고 있는 딸을 기다려 함께 병원을 출발 하려는데.

아,,글쎄 따님이 양손에 잔뜩 시장 본 물건을 들고 나타나네...참,내..

'야. 그걸 오늘  꼭 사야 되니? 무겁지도 않니?.넌 정말...ㅊㅊㅊ"

'엄마가 주사 맞고 힘들어 할 지도 모르는데 그럼 언제 장 보러 가요? 바로 집에 가야 할 터인데..계란도 사야하고 하길래...'

'알았다....그리 무거운걸 신촌역에서 부터 들고 온거 아냐?..참.너,,아빠한테 짐이 있다고 전화하지 그랬니?.그럼 아빠가 마중이라도 하지..에이.."

'아빠가 마중 오면 엄만 누가 봐요?'

............

............

이건,,,,,도무지 어떻게 해야 하나?....하면서 병원을 출발 했다.

집에 오는 길은 아침 보다 훨씬 복잡하고, 퇴근 차량들의 혼잡은 나를 더 피곤하게 한 하루 였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7시 20분,

생각 보단 빨리 왔지만, 육신과 마음의 피곤함은 솔직히 좀 벅차기도 하다.

그걸 알아 본 마눌님,....

이사 한 집, 입구에 있는 음식점에서 '저녁 먹고 가자.'고...그리고 '집에가선 바로 주무시라'고.,,

.....이래서 오늘 하루도 잘 지냈다.

 

*병원-진료실에서의 내용:

주치의 말고, 다른 의사가 만나자고,..마눌님과 함께 주치의가 진료 보고 있는 옆 방에서 아마도 수석  레지던트겠지?..

     (주치의의 명을 받아 특별한 조치가 필요없고 통상적인 치료를 요하는 환자를 돌보는 의사)

마눌님의 혈액 검사 수치를 보고, 일주일간의 생활 내용을 묻곤, 고개를 갸우뚱,,....?!?!?!?

'너무 좋습니다. 혈액 검사 수치도 아주 좋고, 약에 대한 적응도 뛰어나고,,,.혹시 입맛은요? 불편 한 곳은 없었나요?'

......나의 답 : --'아무런 증상도 없고, 식사도 아주 잘,..너무 잘하고,..'

 

마눌님 본인도, 그리고 나도,,,,정말 이상할 정도로 정상인의 생활이다.

이렇게 감사한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2nd cycle의 1st 치료를 오늘 아주 잘 받았다.

정말 감사하다,

경수와 금섭이와 광섭이와 통화를 했다...... 다들 좋와한다.

친구들도 좋와 하는데, 나는 얼마나 좋겠냐? 아니, 얼마나 감사하냐?

성남교회 목사님께도, 처제들에게도,..내용을 전화 했다. 다들 열심히 기도 한다고,..

정말 감사하다.

내가 해야 할 일,..입으로의 감사가 아닌 참 감사의 시간이 되어야 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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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어젠, 광섭 부부와 김영철이가 왔었다.

광섭이야 20 여 분 거리이지만, 영철이는 아주 먼 거리인데,..마침 timing이 맞았나보다.

여하튼,.....고맙고, 반가웠고,..죄송 스럽고,...친구란게 그런가보다.

하지만, 마음대로 큰소리 치면서 대 한게,...아마 어울리지 않는 응석(?)을 부릴 수 있는 친구들이었나?ㅎㅎㅎ

비싸고,  그래서 부담 스런 '엽전'때문에 삼가던 '소 갈비, 돼지갈비를 맘 놓고 먹은 점심 식사였으니까....

고맙다, 친구야,...그리고 '짜식들',..ㅎㅎㅎ

.......

전 날 받은 마눌님의 항암 치료는, 후유증 없이 아주 좋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어제 올린 글에서도 표현 했듯이, 의사들도 '갸우뚱?' 할 일이니까....

'하나님의 보살핌은 바로 이런 것' 이라는 표현이외에는 더 나타낼 표현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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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

오늘은 아침 일찍 서울엘 가려 했다.

오랫 만에 금섭이도 보고, 경수도 만나려고,...그리고 경동 시장에도 가려고,...

헌데...참,.내,......... 주방 개수구에 물이 스며 나오고,

하수구가 막혔는지. 마당으로 역류하고,..

그래, 집주인이면서 대학 후배인 '녀석'에게 당부하여 수리하기로 하였는데..

이 친구...진짜 ,,,녀석 같은 친구,,,약속 시간 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나타나서는 계획도 없이

이곳 저곳 후벼 파 놓고,...

서울에도 못 가고, 평생 해 보지도 않았던 삽질에,쇠갈쿠리 작업에,....완전 촌로의 경험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집 주인 녀석- 자기 부인까지 합세하여 두서 없이 작업 하는데는 할 말도 없고,.ㅎㅎㅎ

결국, 경수한테..'오늘은 못 가겠다'는 전화,

그리곤 열심히 집 수리 작업을 하였지만, 결과는 전 무!...ㅎㅎ

내일 아침 일찍 부터 다시 작업 개시 하기로 하고,

집 주인 부부--삼겹살 대접하여 달래고 오늘 일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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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시간,. 

작업 도구와 연장 준비하러 간다는 집 주인 ,...보내 놓고,

마눌님과 함께 동네 주위를 산책했다.

정말, 오랫만에 살며시 걷는 공기 맑은 친환경 동네의 산책이었다.

미쳐 느끼지 못했던 산뜻한 공기의 맛은

마음을 시원하게 하고 머리를 맑게하는 마법 같은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신 선물이다.

새삼스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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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름대로 감사한 여건이 많았다.

나의 느낌을 뒤로 하면서 '새옹지마'란 숙어를 생각하게 해준 일들이 있었고.

그리고,

'또 다른 은혜의 일이 있을 거야'라는 생각,.

낮에 받은 '심**목사님' 부군의 전화,,,

...

딸아이의 계속 되는 웃음 띈 얼굴과 솔선수범하면서 집안의 온 구석구석을 챙기는 모습,

마눌님의 긍정적이고, 어떡해서든 이겨내려는 의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우리 가정의 오늘 모습이다.

감사함의 연속이다.

감사하다......!!!

지금 마눌님은 안방에서 혼자 열심히 예배 드리고 있다.

매일 매일의 일과 이지만,...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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