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 ;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오후에 최루톤 목사님 내외분이 오셔서 안수기도를 해 주시고 마눌님의 마음을 도닥여 주고 가셨다.
다음 주부터 군산지역 교회에서 부흥회 인도하시는 준비에 바쁘신데도 ,....거듭,....참 고마우신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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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님은 식사를 잘 하고 있다. 집에서 이틀 동안 고아 온 사골 국물과 어제 느닷없이 먹고 싶다기에 e-mart에서 사다 요리한
L.A. 갈비(딸이 요리) 몇 조각을 그런대로 잘 먹었다.
'먹고 싶은 거 먹고 생각대로 편하게 지내 주렴...'하면서 한 점 한 점 집어 입에 넣어 주었다.
2/22 ;
원목-심목사 내외와 중식을 했다.
오후 2시가 좀 지나 홍정선이와 우남이가 오고, 조금지나 권순광이와 이의신부부가, 그리고 김준상 부부가 방문하여 병실에서
기도, 그리고 라운지에서 환담과 위로를 하고 갔다. 신우회원 부부들의 병문안이었다. 믿음의 형제들!,.....그들의 기도도 하나님께서 들어 주시리라 믿는다.
오늘도 마눌님은 내가 작은 정성을 들여 끓여 온 사골 국과 집에서 가져온 배아현미 밥을 먹었다. 식욕이 약간은 증진된 것 같다.
병원 생활과 의사의 진료에 제대로 적응 하는 것 같다.
2/23 ;
오늘은 주일, 아침 일찍, 오랜만에 [거룩한 빛 광성교회]에서 예배드리고 병실로 갔다.
지난 밤 아무 탈 없이 잘 지낸 것 같았다.
별 일 없기에 낮에 딸과 함께 집으로 왔다. 딸은 며칠간의 피곤을 달래려 오수에,...
나는 이제 막 녹기 시작한 텃밭을 정리하였다.
문 옆, 작은 터를 일구고, 퇴비를 뿌려놓았다. 다음 주에 씨 뿌릴 ‘비트’ 작물의 터다.
그리고 지저분하게 나뒹굴고 있는 낙엽들과 지난해의 농작물 찌꺼기들을 긁어 모아놓았다.
한결 깨끗해 진 밭이 되었다. 이제 천천히 올 해 밭농사 지을 준비에 시동을 걸어 놓았다.
오랜만에 땀을 흘리며 몸을 움직이고 있는데, 마눌님이 어눌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잠시 깜짝 놀랐었다. 전화 할 힘과 정신이 없을 터인데............
내용인 즉 ‘처형과 막내 처제 부부가 왔는데. 막내 처제 부부는 우리 집으로 나를 만나러 떠났다.’고,.....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는 말 이었다.
1 시간여가 좀 지나 도착한 막내 처제 부부와 잠시 마눌님 증상을 이야기 하였다.
그런데,.... 철딱서니 없는 건가? 막내 처제가 한 다는 소리..“이렇게 될 때까지 뭐했냐?”고...나한테 시비조다.
‘확’ 한 대 줘 박아 주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았다. 나이 50이 넘은 게 한다는 소리가......
그 동안 - ‘긴 시간동안의 나의 애씀도 결국 이런 건가?’하는 아주 큰 실망감이 엄습해 왔다.
나의 가슴에 못 박아 놓고,.......아마 시간이 지나도 용서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 나에겐 작은 위로와 격려가 힘이 되는 시점인데,....그런데,...이게.ㅊ...'에이.‘..하고 뱉어 버렸다.
2/24 ;
오늘은 진통이 많이 온 것 같다. 배가-발원지인 가슴 아래쪽이 너무 아프다고 한다. 결국 진통제를 추가 하는 수 뿐,...
오후에 허전도사가 동기생 김전도사와 함께 방문했다. 기도와 기드온 치료법의 시술을 해 주었다.
먼 길인데.....고마웠다. 진심으로,...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난,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앞에 계시는 듯한,.. 어머니를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통화를 하였다.
평생, 며느리의 제대로 된 시중한 번 못 받으시고 요양원 병상에 누워 계시면서 맏며느리의 안부를 챙기시는 어머니!,...정말, 정말 죄송하다.
3일에 한 번 정도 팔뚝의 혈관 주사 바늘과 위치를 바꾸고 있는데.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혈관을 잘 찾을 수가 없어 간호사나 환자나 모두 애를 먹었다.
오늘로서 4일째 대변을 못 보고 있다.
이게 좀 괜찮으면 저게..., 저게 좀 괜찮아 지면 요게,... 요게 좀 나아지면 다시 이게.....
뭐,...이런 식으로 마눌님의 몸은 온통 종합 병원의 각 병동을 돌아다니는 것 같은 증상이다.
2/25 ;
참,..정말 별나다. 오늘은 식욕도 좋고 5일 만에 대변도 보았다. 어제까지 힘들어 하던 뱃속이 후련해 진 것 같아 보였다.
어제 허 전도사가 일러준 마눌님의 팔뚝과 발 등의 위치에 마그네틱과 압봉을 붙였었다.
현대 의학으로는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오늘 마눌님의 대변이 시원하게 배출 된 것이 그 시술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 딸은 새벽 6시 24분 금촌 역 출발 전철로 강원도-홍천으로 출발했다.
힘든 삶의 여정이기도 하지만, 이 또한 생각하기엔 아주 감사한 생활이기도 하다.
[ 여호와여 일어나옵소서 하나님이여 손을 드옵소서 가난한 자들을 잊지 마옵소서.-시편 10:12]
2/26 ;
마눌님 병실에 들려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집으로 와서 ‘비트’ 파종을 하였다.
지난 해 보다 좀 적게 촘촘히 100알의 씨앗을 심고 잘 도닥여 놓았다.
그리고 지난 초겨울에 심어놓은 상추를 비롯한 몇 가지 잎채소의 비닐 터널을 제치고 물을 한 번 듬뿍 주었다.
봄에 씨 뿌린 채소와 확연히 맛이 다름을 알았기에 가능하면 잎채소들도 월동을 하게 하는 것이 맛이 특출함을 스스로 깨우친
작은 농사 법이다.ㅎㅎ
오후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방문하여 추가 지원 사항을 문의하였으나 별 무소득이었다.
정부의 도움도 한계가 있음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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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님의 팔뚝 혈관 찾는 어려움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의사와 상의 끝에 picc(peripherally insert central catheter) line을 설치하였다.
매번 혈관주사나 채혈을 위해 찾아야 하는 혈관 찾기를 이젠 하지 않아도 된다.
팔뚝 윗부분 혈관을 X-ray로 찾아 3개월짜리 고정 pipe를 설치해 놓은 것이다.
이젠 혈관을 찾지 않고 그냥 그 작은 Pipe에 링거 관을 꽂기만 하면 되니까........
이 시술의 사용 기한, 3개월이 지나기 전 무슨 수가 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영상의학과에서 약 20 분간의 시술로 완성하였다. 30여분이 지나 부작용 등을 체크한 결과. ‘양호’ 판정을 받고 그곳을 통하여 투약을 시작하게 된 날이다.
현대 의학의 또 다른 혜택을 입은 날이기도 하다. ㅎㅎ
2/27 ;
아침 회진 시, 의사가 ‘걸을 수 있을는지?’를 묻는다. ( 난, 속으로 ‘이 의사가 뭔가 착각하는 모양이네’하는 생각이 들었다. ‘좌골과 대퇴부가 암세포의 공격으로 거의 소멸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걷냐?’하는,........)
마눌님 상태,...잘 버티고 있기에, 잠시 서울엘 다녀왔다.
특별히 갈 곳도 없고, ‘그냥 바람이나 쐬자!’ 하는 생각에,...
백석역에서 3 호선을 타고 나가면서 우남이와 금섭에게 전화를 해서 함께 중식을 하고 왔다.
중간에 병실을 지키고 있는 딸과 통화를 했더니, 처형과 둘째 처제가 와있다고,..
친구들 만나고 다시 병실로 온 시간 오후 3시 30분, 처형과 처제는 가고. 성남교회 지광복 목사님 사모님께서 오셔서 마눌님과 다정히 이야기 하고 있었다. 고마우신 분이다. 이 사모님이 다녀가시면 마눌님은 기분이 한 층 상승하여 식욕도 좋아지고, 웃음끼도 다시 피어오르곤 한다.
지난 11일에 끼워 놓은 복수 Drain pipe,....그 작은 비닐 관을 통하여 나온 복수가 오늘로서 12,060 cc나 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빼내야 하는지?.....암튼 이 때문에 불룩하던 마눌님 배와 퉁퉁 부어있던 오른쪽 장딴지는 아주 많이 말랑말랑 해지고 착~ 가라앉은 상태다. 이 또한 현대의학의 혜택이다.
2/28 ;
2월의 마지막 날,
아침에 마눌님 병상을 둘러보고, 집으로 왔다. 몇 가지 밀려 있는 집안일들을 했다.
오늘 마눌님은 식욕도 좋고, 대변도 제대로 보았다. ‘병상 생활이 꽤 길어지겠구나!....’하는 생각도 든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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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희망을 갖고 출발한 2014년, 벌써 두 달-60여일이 지나가고 있다. 그 지나감을 나는 병상의 마눌님 곁을 서성이고 있고,.....이렇게,..........그리고 또, ...그렇게..........말이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주의 대적으로 말미암아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으로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들과 보복자들을 잠잠하게 하려 하심이니이다.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의 발 아래 두셨으니
곧 모든 소와 양과 들짐승이며,
공중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바닷길에 다니는 것이니이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시편 8편]
*****특기사항***********************************************
지난 1월 3일, 파주에서 청소년소아과를 세워 진료중인 22회 후배 우철제 박사와 마눌님 병 상태를 이야기하면서
차 한 잔 할 시간이 있었다.
25개월여의 마눌님 병을 치료하고 달래면서 겪어 온 내용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현대 의학 보다 한의학과 민간요법을 겸한 대체의학에 의존하였던 이야기들을,..
그런데 그와 이야기하면서 지금까지의 나의 고집과 잘못된 편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결국 서울 삼성동 한방 병원에 전적으로 의존하였던 몇 개월의 시간이 아주 많이 잘못 되었었음을 깨달았다.
후배 우철제 박사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면,
“형님, 대체의학도 좋은 면이 있긴 하겠지요. 그리고 한의학도 어떤 것은 맞는 것도 있겠지요.
그러나, 형님, 조선시대, 아니, 좀 더 최근의 예로 보았을 때도, 현대의학의 치료술이 시행되기 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고작 50~60세이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현대의학이 발달 된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어 이젠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가 되지 않았습니까?
현대의학으로 인해 사람들의 건강이 좋아지고 수명이 늘어나는 것들은 한의학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인데........
형님, 이젠 너무 대체의학이나 한의학에 매달리지 마십시오“.........................................
얼마 안 되는 시간 속의 대화였지만, 우 박사의 간결한 설명에서 나는 그 동안의 잘못된 편견을 곱씹으며 이제라도 다시 종합병원을 찾아 마눌님의 병을 다스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었다.
사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00한방병원의 ‘면역치료로 암을 치료한다.’는 문구는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암환자들과
그 보호자들을 충분히 현혹시키는 내용들이었다. 최소한 나의 마눌님의 경우는,........
몇 달 동안 완전히 현혹되어 그 한방병원을 찬양하고 추천하였던 바보스러움에서 벗어난 지금 엄청 후회스럽기도 하다,
어떠한 잘못 됨도 책임지지 않고 인술을 가장한 것 같은 잘 못 된 의술임을 깨달은 것이다.
지난번에도 이야기 하였듯이. 어느 날 그 병원 간호실장의 한마디,........
[어머님(나의 마눌님)의 경우는 불행스런 경우의 하나입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선언(?)은
전적으로 자기들 병원에 의존하였던 소망을 한 순간에 짓밟아 버려진 느낌을 가져야 했다.
어쩌다 나으면 자기네 치료법이 통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의 마눌님과 같이 ‘불행스런 경우의 하나’라는 맹랑한 의술,.....
미사여구로 현혹시키고 잘못 되었을 때는 또 교묘하게 책임 회피하는 의술이 무슨 의술이람,............
다시는 그 한방병원을 이야기 하지도 추천하지도 않을 것이다.
암튼, 우리 후배 우철제 박사의 몇 마디 이야기는 그 동안의 잘 못된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후배들이 있지만,.... 우 박사. 진짜 괜찮은 후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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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잠언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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