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님 병상 일기

2/10~2/20 - 빨리 고쳐 주시어 바로 일어나게 해 주시든지. 아님,........

촹식 2014. 2. 20. 22:13

2/10 ;

월요일, 아침 일찍부터 마눌님 병상을 지켰다.

11시경에 다녀 간지 며칠 되지도 않은 우남이가 다시 왔다. 나를 위로하는 마음,,,,고마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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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눌님은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빵이 먹고 싶다고도 하고,..

병원 내에 있는 ‘EAT BREAD’에서 맛있다고 느껴지는 빵을 사다 주었다. 제법,. 반 개 정도를 먹었다.

“암튼 아무거나 잘 먹어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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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경에 옛 대우 직원이었던 ‘하늘자리-정옥래 사장’을 만났다. ‘인간 삶의 말년에 대한 준비도 해야 겠다.’는 생각에 만났다.

친절하게, 세밀한 부분까지 조언을 들었다.

 

2/11 ;

아침 회진 시 주치의가 마눌님의 몸 상태를 보면서 이야기한다.

“힘드시지요. 오늘은 배의 복수를 뽑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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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동행한 레지던트와 인턴에게 조근 조근 지시를 한다..

아침 10시15분이 되어 검사실로 옮겼다.

그리고 10시30분부터 55분까지 검사실에 들어갔다 나왔다.

난, 급히 처제와 목사님과 전도사께 문자를 넣으면서 기도를 했다.

[지금. 10시30분부터 복수 빼는 시술을 하는데 30분 정도 걸린답니다.

이번 복수 뺄 때 몸속의 병마도 함께 다 빠져 나가게 해 달라고 기도 부탁합니다.]

검사실에서 나와 바로 병실로 왔다.

 

복수는 500 cc 배출했다. 처음 보는 장면이다. 노란 물이 500cc 들이 비닐 팩에 고이고, 그걸 간호사가 눈금 있는 프라스틱 용기에 담아 정확히 배출된 량을 체크, 기록한다. 그리고 성분 분석을 위함인지 작은 시험관 6개에 담아 표시하고,....

복수 배출 장치는 오른 쪽 갈비뼈아래와 엉치뼈 중간 쯤 위치의 옆구리에 5mm정도의 하얀 Flexible한 Plastic 관을 배속으로 박고(넣었다는 표현이 맞겠지?), 다시 10mm 정도의 비닐 관을 연결하여 비닐 팩과 연결 시켜 놓은 것이다.

배속의 액체를 몸 밖으로 배출 시켜내는 작업의 공사를 마친 상태.

이젠 매일 의사의 지시에 의해 정해진 량의 복수라는 물을 빼내야 한다.

이것 역시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일단 마눌님이 편해지는 것 같긴 하다.

처음 보는 복수!...그 속에는 영양분도 포함되어 있다니,,...참 기가 막힐 일이다.

지금 삐쩍 말라있는 마눌님의 몸에서 얼마인지는 몰라도 복수와 함께 영양분이 빠져 나가고 있으니,......그러나 남산만한 배, 그것 때문에 움직이지도, 숨이 가빠지는 것도 감당하기 어려웠으니,...

.........제발, 빨리 정상으로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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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심 목사님과 중식을 한 후, 병실에 오니, 사촌 처남 부부와 처형이 병문안 왔다.

사촌 처남은 신당중앙교회 원로장로인데. 요즈음은 별로 하는 일 없이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곤 하신다나?..

나는 이 와중에도 장난기가 발동했다.

“형님, 하바드 대학, 동경대학은 어떻게...졸업하셨나요?”

“어,..그게 무슨 말이야?”

“에헤, 형님, ‘하는 일 없이 바쁘게 드나드는 게 하바드 대학생이고,

동네 경로당 출입이 동경 대학이지요. 하하..“

이러면서 ‘방콕 대학, 방글라데시 대학, 장노, 목사, 지공선사에 대한 이야기 까지 해드렸다.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꾸면 낸 백수 노인네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우리 처남은 모르시고 있다.

마눌님 병간호하면서도 웃기는 이야기를 해주니,, 어이가 없는지...허허 웃고,..

그러는 중에 이번에는 사촌 누나(전 연대 총장 김병수 부인)가 병원 입구에 왔다고,.....

얼른 나가서 마중하여 마눌님한테 안내하고,...

누나는 한참을 기도하고 위로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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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에서 알게 된 임현숙씨가 그 동안의 나의 상황을 알곤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

‘자기 남편 분도 조심하여야 겠다.’는 내용과 함께,.

‘그럼요, 겸손히, 감사하며 생활해야지요,’ 답을 해주었다.

병원 생활, 일주일을 지나보내는 오늘 ‘작거나, 크거나’ 하면서 사연들은 지속되었다..

 

2/12:

오늘은 복수 600 cc를 뺐다.

병실은 간병인에게 부탁하고, 오후 1시경에 나왔다. 중간에 중국 음식점에서 나는 점심, 딸은 아점을 하였다, 집안 정리를 하는데 너무 힘이 들기도 한다. 그 동안 벌려놓은 옷가지들, 살림 도구들,,,,엉망으로 방치되어있는 것을 시간을 쪼개어가면서 정리정돈하려니,,,.,참..힘이 듦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마눌님이 ‘다시 집으로 올 수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의 속마음을 숨겨가며,........집안을 정리하려니 마음이 꽤나 착잡함을,.......숨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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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회 총무 윤소의 부친께서 하늘나라 가셨다는 문자를 받았다.

문상 갈 수 없음이 답답하지만, ......경수에게 대신 조위금을 부탁했다.

 

[그들이 그를 그의 높은 자리에서 떨어뜨리기만 꾀하고 거짓을 즐겨 하니 입으로는 축복이요 속으로는 저주로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오직 그만이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원이시요 나의 요새이시니 내가 흔들리지 아니하리로다.

                                                                                                                                  -시편 62:4~6]

 

2/13 ;

아침 회진이 끝나고 담당 의사와의 면담 시간을 가졌다.

“최선을 다 하겠지만,.........................................

......................................................................“

뻔한 말씀, 시한부 인생에 대한 대비와 당부,...뭐 그 정도의 같은 말씀과 대화였다.

여전히 착잡한 마음의 연속이다.

제일 힘든 건,....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딸의 마음을 어떻게 도닥거려야 하나’ 이다.

아주 어렵다...잘못 이야기 하면,‘자기 엄마 살리려 하지 않는다.’고 할 거고,.......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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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

오늘은 회진이 없었다. 아마 의사가 어디 세미나에 가셨나? ....그리 짐작해 두었다.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한양교회 허 전도사와 그의 친한 동기생인 김 전도사가 병실을 찾아 주었다.

엄청 고마우신 분들인데......지극 정성으로 마눌님의 몸에 압봉 시술을 하고, 간절히, 아주 간절히 두손 모아 기도를 해 주셨다. 정말 인간적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 고마우신 사연을 남겨 놓은 분들,...

함께 중식을 한 후, 다음 행선지로 가셨다.

 

오후엔 성남 교회 지 목사님 사모님께서 또 한 번 오셔서 마눌님과 한참을 대화하시고 또 마눌님 손을 붙잡고 간절히 기도하신 후 가셨다. 먼 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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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때 집에 오면서 어제 마눌님 가방을 뒤져 찾은 증명사진과 나의 증명사진을 갖고 사진관을 찾았다.

영정 사진준비를 위해,.........

며칠 전,......‘혹시?...영정사진은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딸이 있는 자리에서 마눌님에게 이야기 했다.

“여보, 당신과 나 - 우리 둘 다 영정 사진 만들어 놓자. 영정 사진 미리 만들어 놓으면 오래 산다고들 하는데.....”

이런 식으로 달래고 납득시켜 마눌님 사진을 확보(?)했다.

옆에 있던 딸은 “아빠 그럼 나도 영정사진 만들까요?”한다.

“넌 아니야. 나이 60 넘은 사람들의 경우야.”..얼른 임기응변으로 말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오늘, 어제 챙긴 증명사진으로 영정 사진  주문을  해 놓았다.

 

2/15 ;

오늘은 토요일, 회진도 없고. 마눌님은 그만그만하고,....

병실 옆 병동 라운지에서 TV를 보다. 불현듯 (이)정일 생각이  나기에 전화를 했다.

“어,...뭐하니? 잘 지내니? 오늘 뭐 할 거니?........

“나 병원에 있는데.......오지 않을래?”...........................

....이리이리해서 11시30분경 정일이 부부가 병실로 찾아와 주었다.

 

나는 진짜 웃긴다니까....주말 잘 쉬고 있는 친구를 자기 마눌님 병실로 불러대고,..ㅎㅎㅎ

암튼, 고집이 아주 조금 센 것 빼곤 몽땅 착하기만 한 정일이가 차분하고 조용한(차분하니까 조용한 거지만...ㅎㅎ)부인과 함께 병실로 와서 마눌님의 상태를 보고 한참 대화하였다.

그리고 마눌님 ‘병간호하느라 힘들겠다.’며,......

병원 밖 식당에서 나와 딸아이를 위한 ‘차돌백이 정식’의 푸짐한 점심 식사를 동반한 또 다른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비록 마눌님 병간호하느라 병실을 서성이며 때론 무료한 시간을 갖고 있지만, 여러 친구들의 이모저모의 위로는 힘든 시간을 뭉개버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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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간병인 휴가. 그래서 오후 2시 부터는 딸과 함께, 아니 딸이 하는 자기 엄마의 간병을 내가 보조하며 지내야 했다. 다행히 마눌님은 생각보다 평온히 지냈다. 통증은 없는 대신 대, 소변이 잦았다.

마눌님이 거동이 전혀 안 되니 대, 소변을 기저귀에 받아 내야 하는데 곱고 귀하게 자란 외동 딸, 아직 미혼인 딸이 싫은 표정 하나 없이 차분히 처리하는 것을 보며 나는 미안하고, 대견하고, 가엾고, ......아주 찡하고, 착잡한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액체 류를 많이 섭취하는 탓에 소변이 자주 나오고, 그럴 때면 600원짜리 기저귀가 한 장씩 소모되기도 한다.

딸이 대, 소변을 정리하면 나는 그걸 간호사실에 있는 전자저울에서 무게를 측정한 후 오물 처리 실에 갖다 놓곤 했다.

시간 마다 나오는 소변은 밤늦도록 계속되었다.

 

몇 일간의 피로와 해마다 달라지는 육신의 허약함은 드디어 나를 몸살로 옭아매고 있다.

머리가, 목이, 코가, 그리고 몸의 구석구석을 콕콕 찌르는 것 같은 심한 몸살의 증상은  지금은 참으로 버티기 어려울 정도까지 몸과 정신을 흔들고 있다.

딸이 비상용으로 갖고 있는 감기약을 한 알 취하곤 늦은 밤, 곯아 떨어졌다. 마눌님 간호는 전적으로 딸에게 맡기고,.......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시편 130:1~5]

 

2/16 ;

아침에 눈을 뜨니, 어느새 딸은 자기 엄마를 세워 앉히고 ‘야채수’를 마시게 하고 있다.

침상 옆에 걸쳐있는 병상 기록을 보니 내가 잠과 약에 취해 잠들어 있던 시간에 딸이 혼자 자기 엄마의 대, 소변을 다 처리해 놓은 기록이 있다.

아주 많이 미안했다. 휴~,,,,간병은 딸에게 맡겨 놓고, 나는 이유야 어찌됐던 혼자 깊은 밤에 젖어 들었던 것이 정말 미안했다.

이런 경우를 보더라도 빨리 마눌님이 일어나야 하는데,....

 

;;;;;;;;;;;;;;;;;;;;;;;;;;;;;;;;;;;아침 10시. 딸은 병원 예배 실에 가서 주일 예배에 참석하고,

그 사이 난 또 마눌님 옆 간병 침상에서 또 다시 잠에 취해 있었다. 다행히 마눌님도 잠이 들었었고,..

 

오후 2시가 좀 지나 간병인이 왔다. 몇 가지 인수인계를 하고, 마눌님을 도닥인 후 집으로 왔다.

딸 역시 많이 피곤하니, 대충 집 정리에, 저녁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곤 일찍 잠을 청했다.

피로를 빨리 해소해야 내일 또 마눌님을 챙길 수 있으니까......

 

2/17:

아침 일찍 병원으로 향했다. 회진 시 잠깐이나마 의사를 만나기 위함과 밤새, 마눌님 안녕하신가를 보기 위해,.

회진이 끝나고 의사와의 면담 시간을 잡은 후(수요일로 언질 받고),

미리 인터넷으로 조회해본 풍산동의 어느 요양병원을 찾아갔다.

....일산 병원에서의 장기 입원이 불가할 경우 요양병원으로 옮길 수도 있어야 하니까...

요양 병원 구조는 깨끗하였으나, 의료진의 실력이 나의 마눌님 병을 도닥거리기엔 너무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음, 여긴 아니네.....”하는 생각이 들기에 그냥 나왔다

나의 마눌님의 현 상태로는 요양병원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잡한 마음을 안고, 바로 파주시청 생활보장과로 갔다.

마눌님의 상태를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

‘박의섭’이라는 담당자, 너무 친절하게 이것저것을 다 알려주고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많은 좋은 정보를 얻었다.

그런 후 그의 조언대로 동사무소-주민센타를 찾아갔다.

나의 형편을 듣고는 그 자리에서 흔쾌히 지원을 약속해준다.

2 주간이지만 간병인을 지원 받을 수 있는 것을 알았다. 고마웠다.

내일부터 지원 해 준다고,...아무 조건 없이 ,.....정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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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저녁 무렵 우남 부부가 병실로 찾아왔다. 쉬운 걸음이 아니었을 터인데....

마눌님과 우남 부인은 주제도 없는 (허기야 뻔한 주제 상황이기도 하지만,) 이야기를 30여분 가량 하였다.

마눌님 저녁 밥상이 나올 때 우남 부부와 헤어졌다. 미안하고, 고맙고, ....나 스스로는 살짝 부럽고,...뭐,...착잡한 몇 갈래의 생각이 맴돌다 지나갔다.

 

2/18 ;

오늘, 마눌님 상태는 괜찮았다. 다만, 복수 빠지는 곳에 누수가 심하였다.

2 번을 새로 소독하고 거스 등을 바꿔대야 했다.

오후 5시에 2주간 마눌님을 돌 본 간병인과 주민 센타에서 지원해 주는 간병인과 교대를 했다.

조심스러운 일,....그래서 좀 늦게까지 마눌님 병상을 지키며 당연한 잔소리를 섞어 주고 왔다.

 

낮에는 경수와 홍섭이가 전화를 주었다. 고마웠다.

그러나 두 친구도 나보다야 아니겠지만 무척 안타까워하는 것 같다.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듯,....이 순간 난 입장을 바꿔 생각해봤다. .....

나 같으면,.....친구 부인이 입원해 있을 때 어떻게 했을까?...하는 생각,........

 

낮, 점심 식사는 원목-심 목사님과 함께 했다. 딸도 함께,..

 

2/19 ;

오전 10시30분 경 외래 진료실에서 마눌님 담당 의사와 면담을 했다.

아침 회진 시 의사에게 “오늘 몇 시 쯤 뵐 수 있을 까요? 뭐 다른 일은 아니고, 그저 인간적인 대화를 갖고 싶은데....”

...이렇게 해서 만났다.

몇 마디 의례적인 인사를 한 후,

“ 저 지금 집 사람의 현황은 지난 번 말씀 해 주신대로 알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 병원에 있고 싶은데, 병원 규칙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면 다른 곳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데......“..와,

“현재 상황에서 항암 치료는 할 수 없나요?”...와,

“정형외과적인 수술로, 없어진 엉치 뼈를 어떻게 해 보는 방법은 없나요?” 등의 질문을 하고 그 답을 들었다.

병원 규칙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연장 해 보겠다는 상투적인 답변과.

항암 치료나 정형외과적인 수술 등은 지금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결국, 마눌님은 그냥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냥 주어진 형편대로,

그리고 하나님의 판단과 섭리에 의하는 것뿐인 것이다.

지금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일까?......정말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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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오늘 일찍 출근을 했다.

아침 6시 30분에 자기 엄마한테 들려 기도를 한 후,.......그리고 오후 4시경 다시 병실로 왔다.

그리고 또 자기 엄마의 배와 가슴을 문지르며 간절히 기도한 후,..나와 함께 집으로 왔다.

덕분(?)에 난 무척 피곤하다.

 

2/20 ;

병실로 출근을 한 지 17일째 된 날이다.

오늘은 마눌님 condition이 영 zero다.

몇 숫가락도 안 되는  병원식은 거의 입에 대지도 않았고, 얼굴은 연상 찡그리고 있고...참...참...

 

오늘로서 복수는 6,010 cc를 뺐다. 배는 말랑말랑 해져 있고 퉁퉁 부어 있던 오른 쪽 넓적다리도 완전히 말랑말랑 해져 있다. 그런데 이번엔 배가 자꾸 아프다고 한다. 그러면서 설사를 하고 있고.

의사 대신 나타난 레지던트는 ‘좀 더 두고 보자’며 가버리고...이 병원에서 제일 좋지 않게 여기는 게. 이 레지던트다.

‘자기 가족이 아플 때도 이럴까?. 지 에미 애비가 아파도 이 따위로 할까?.’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니까. 아주 못 된 게...

‘이게 더 커서 진짜 의사가 되었을 땐 많은 사람들이 속 터지고 고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눌님의 상태를 점검한 후, 딸과 함께 집으로 왔다.

딸은 그 동안 자기 엄마 때문에 다듬지 못했던 머리 손질 등을 하고, 말썽 많은 은행 card도 재발급 받고, 하는 등의 일을 보고,

난, 지난 달 비상용으로 보건소에서 빌려 두었던 휠체어를 반납하고, 오랜만에 덥수룩해진 머리 손질도 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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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가 좀 지나 경수와 홍섭이가 문안 와 주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나를 위로 한답시고,.....나야 미안하면서도,...좋지만,....

1시간여의 대화 시간을 가진 후 갔다. 고마웠다.

경수에게 나의 현재의 마음을 전했다.(아침에 신우회장 이의신이 한테  보낸 문자 내용과 같이.)

“요즈음, 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해.

빨리 고쳐 주시어 바로 일어나게 해 주시든지. 아님, 빨리 하늘나라로 데리고 가시든지.........이렇게.“

나의 현재의 마음을 읽은 경수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게 옳을지도 몰라.”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이해를 해 주었다.

두 친구가 떠나고 잠시 허전한 생각이 들 즈음, 난 딸을 재촉하여, 마눌님을 도닥여 놓고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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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경에는 성남교회 지 목사님 부인-사모님께서 또 들려 주셨다.  매주 한 번씩 와 주신다.

그리고 마눌님에게 웃음과 식욕을 불러 일으켜 주셨다. 또 한 번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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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왜? ........왜?........왜?.....하면서,

나는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이 잘 되지 않는다. 대신 고맙다는 말은 많이 하고,....

답답하고 섭섭한 감정이 너무 앞서려고 하나?.......

그래서인지, 나는 하나님께 막 달려드는 기도를 하고 있다.

마치 내가 하나님의 뜻을 알고나 있는 것 같이...

진정, 하나님은 능력을 나타내시지 않으시려는지...?

무엇인가?...............

답답하다. 해답이 없다. 속이 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나의 기도는 계속된다. 그래야 하니까. 그 뿐이니까...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

새 노래 곧 우리 하나님께 올릴 찬송을 내 입에 두셨으니 많은 사람이 보고 두려워하여 여호와를 의지하리로다.

                                                                                                                                    -시편 40:1~3]